‘좋은 식탁’ 경험,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어야

늦은 저녁, 식사도 못 하고 들어온 아들에게 밥을 챙겨주며 이렇게 말했다.
“힘들었지? 그래도 천천히 먹어라. 급히 먹으면 체할지 모르니.”
기억해보니 미혼인 시절, 늦은 밤 일을 마치고 저녁도 못 먹고 들어온 내게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이었다. 세대를 넘은 식탁인데, 두 개의 식탁은 연결되어있었다.

갖은 야채를 넣어 만든 샐러드 빵, 당근을 많이 넣은 김밥, 간장으로 조린 닭볶음탕 등 메뉴도 비슷하거니와 수저와 물을 챙기는 등 식탁을 준비하는 방법, 어른이 먼저 수저 들기를 기다리는 것, 맛있는 반찬을 혼자 독식하지 않고 배려하며 먹는 법, 다 먹은 후에는 “잘 먹었습니다”를 말하며, 자신이 먹은 그릇에 물을 부어놓는 등 여러 가지 풍경은 어릴 적 나의 식탁과 고스란히 닮아 있다.

그렇다. 우리의 식탁은 과거의 식탁과 연결되어있다. 그때 배운 먹거리에 대한 상식과 식탁문화가 지금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 식탁은 다음세대의 미래식탁과 연결될 것이 아닌가.

분절되어가고, 삭막해지는 ‘우리의 식탁’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이들은 분명 ‘좋은 식탁’을 경험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4월 특집은 ‘우리 집 식탁은 어때요?’로 준비했다. 현재의 식탁을 돌아보고, 미래의 식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이기적인 식탁이 아니라 옆사람을 포용하며 품는 그런 식탁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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