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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를 귀하게 여겨야’ 나도 살고 가족도 지킨다
특집-우리 집 식탁은 어때요?
[231호] 2019년 04월 01일 (월) 이경남 기자 penshock@hotmail.com
   

* 어린 자녀가 넷. 아이들 챙겨주느라 정신없지만 식사 준비든 설거지든 부부가 서로 팔을 걷어붙이고 함께 식탁을 차린다. 깔깔깔 매운 반찬 하나 없어도 즐겁다.
* 학원을 다니는 학령기의 자녀 둘에, 맞벌이 부모니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도 가족식사를 하려 노력하는데 식사준비부터 설거지까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가지씩 나누어 맡는 것은 당연한 일.
* 하루 한 끼 정도는 부부가 함께 식사하는 것이 기본이다. 외식이 되었든 간단한 한 끼가 되었든 어떻게든 지키려고 하는 ‘부부의 식탁’은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들과도 끈끈히 연결되어있다.


집마다 각양각색인 그 각각의 식탁에는 어떤 음식이 올라가고, 어떤 대화가 나누어지며, 어떤 식탁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을까.
풍성하고 즐거운 식탁문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모습들이 늘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가 아닌 간편한 먹거리가 식탁을 차지하고, 대화보다는 스마트폰으로 각자 동영상을 보거나 검색을 하면서 후다닥 밥을 해치우거나 각자 한 끼를 ‘때우는’ 식이 되어가고 있는게 아닌지.

영국의 동물학자이며,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은 저서 <희망의 밥상>을 통해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그런 음식들을 주방에서 함께 준비할 시간도 없고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마음들도 없다. 아이들은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정크푸드를 점점 더 많이 먹을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는 일도 지극히 드물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이 시대의 커다란 비극 중의 하나인 ‘가족 해체’ 현상을 불러오는 원인 중의 하나다. … 우리 몸은 점점 더 비대해지고 모든 사람들이 바쁘다고 허둥댄다. 일은 더 많이 하고 삶은 더 적게 즐기는 것이다. … 식탁에 둘러앉아 부모와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교감할 기회를 빼앗기고 집에서 먹는 음식의 질이 떨어지면서 건강도 나빠지자 부모들은 학교 급식이 아이들에게 영양 만점의 식사가 되어 주리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위안이 현실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는 게 바쁘고 어려운데 어떻게 잘 차려 먹어요. 그런 얘기도 다 짐이에요.”

그러나 가족식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가정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학업 성적이 높고, 청소년 비행에 빠질 확률이 낮다는 수많은 연구결과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의 식탁은 어때야 하는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식탁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회장 김종덕)가 지난 3월 선포한 ‘조리하는 대한민국’ 선언문에는 그 해법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에 이르러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조리하지 않고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이 발전하고, 외식공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리의 중요성이나 가치가 점점 잊혀지면서 조리를 배우려는 사람이 줄고, 심지어 조리할 줄 아는 사람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지역과 가정마다 면면히 이어져왔던 개성 있고 소중한 조리법도 소멸되어가고 있다.
조리하지 않는 식생활이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자명하다.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의 획일적이고 인공적인 맛에 빠져들게 하고, 그를 위해 선택된 몇몇 식품재료 외의 재료와 품종은 잊혀지게 된다. 글로벌푸드는 지역농업의 존재를 위협하며, 대량생산에 선택되지 않은 품종은 지상에서 사라져 종의 멸절을 가속화한다. 오늘날 밥상이 무너지고 농업이 위기인 것은 조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리는 빼앗긴 음식 선택의 권리를 패스트푸드로부터 되찾아 음식다운 음식을 먹게 하고, 지역 음식을 살리며, 음식문화의 다양성을 회복해 준다.”

식탁을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과제이다. 1인 가족이든, 다인 가족이든 주체로서 재료를 선택하고, 조리하고, 그것을 함께 나눌 때 우리의 식탁은 견고히 지켜질 것이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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