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 기쁨지기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4차 산업혁명 시대, 4G맘 프로젝트
<적당 맘 재능 맘>
백소영 지음/대한기독교서회


요즘 엄마들은 자신들의 앞가림도 어려운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하나 고민이 크다. CBS TV 아카데미에서 ‘엄마되기, 킬링과 힐링’에서 감동적인 강의를 펼친 바 있는 백소영 교수는 근대한국사회의 엄마들의 역할을 평가하며 너무도 귀해진 아이들을 양육하는 새로운 엄마상을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등장하는 엄마들처럼,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이만 바라보는 엄마는 더이상 적합한 모델이 아니라고 한다. 아이는 물론이고, 엄마 자신도 그렇게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적자생존 각자도생으로 치열한 우리 사회에서 저자가 지향하는 것은 아이와 엄마 자신, 더 나아가 사회까지 살려내는 새로운 엄마로 바로 ‘4G맘’이다.
사회 발전에 따라 그동안 엄마들도 세대교체를 거듭했다. 전통 사회의 ‘1G맘’(1세대 엄마: 일터와 생활공간이 인접해 있었기에 육아를 온전히 책임지지 않아도 되었던 엄마)에서 근대 전업주부 ‘2G맘’(2세대 엄마: 일터와 생활공간이 분리되면서 생긴 ‘칸막이화’로 온전히 가사와 육아를 도맡은 엄마)을 지나, 근대 사회의 전문 엄마 ‘3G맘’(3세대 엄마: 자녀 교육에 전업으로 집중하여 모성 실천에도 전문성을 발휘하게 된 엄마)이었다면, 이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외부 환경을 맞이한 엄마들은 4세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4세대 엄마인 ‘4G맘’은 자연스럽게 아이를 길러내는 엄마이다. 아이를 자신의 기획대로 깎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아이의 말, 행동, 관심 등을 기억해주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아이가 좌절하거나 힘겨워할 때 응원하면서 기대해주는 엄마인 것이다. 자신의 아이가 ‘금을 넘도록, 잉여짓을 하도록, 권위를 갖도록’ 격려하며, 그래서 어떤 모양으로든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엄마가 진짜 4G맘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4G맘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간의 칸막이를 허물고 그 중간지대에서 자신이 찾은 재능을 나누며 사회까지 살려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아이에게 자신이 인생을 올인하지 않는 ‘적당맘’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런데 4G맘으로 거듭나는 것은 실은 자신과 자신의 아이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이 전환기에 엄마들이 가지는 사회적 상상력과 실천은 ‘살고 살리는’ 제도적 대안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생물학적 엄마만이 아닌 모두의 ‘엄마(은유로서의 엄마)’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보다 약한 생명의 성장에 관여하며, 더불어 나의 재능을 발현하고 창조적 주체로 살아가는 엄마, 나도 살지만 너도 살리겠다는 4세대적 공존의 마음과 능력을 가진 ‘재능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민족을 밝힌 한국 기독교 저항사
<저항하는 그리스도인>
강성호 지음/복있는사람


성경 안에는 숱한 ‘저항의 서사’가 가득하다. 특히 구약은 저항 역사의 사례집이라 할만하다. 이집트의 폭정에 맞서 싸운 모세를 시작으로 아합에게 복종을 거부한 엘리야와 예후, 바벨론과 로마제국에 저항한 역사들도 있다.
한국 기독교 역사 안에도 이러한 저항이 존재한다. 일제의 국권 침탈시 한국 기독교인들은 불의에 저항했고, 근대사의 숱한 고비마다 진리를 사수하고 불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했다. 민족의 독립을 외치던 3.1운동, 제도화된 우상숭배를 거부하던 신사참배 반대운동,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던 민주화운동, 가부장제에 맞서던 기독교 여성운동과 인권운동, 오월의 봄을 증언하는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한가운데서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함께 있었던 기독교의 모습이 당시의 사료와 금기시 되었던 역사복원을 통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가 주목하는 ‘저항하는 그리스도인’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현장 속으로 달려가는 자들이다. 1900년대 초 전도부인들은 3.1운동과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확대하는 데 온 힘을 다했고, 수많은 그리스도인 학생들은 때마다 광장으로 나갔다. 이들의 싸움은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었다.
또한 ‘저항하는 그리스도인’은 이웃의 아픔과 절망을 부둥켜안고 기도하는 이들이며, ‘양심의 자유’를 지키려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들이며, 현대에 와서는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이들이다. 인권유린, 국가폭력, 환경파괴, 차별과 혐오에 끝까지 저항하며 법정에서도 바르게 증언대에 서는 자들이다. 물론 한국교회 안에는 현실 역사에 반응한 방식이 상이한 경우도 많지만 이 책은 학자와 일반 신자들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넉넉하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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