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시대 물 부족,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기여

지난 1월 25일 서해 인공강우 실험은 많은 관심과 더불어 실패작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기상청은 지속적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인공강우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자조적 발언을 하기도 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중반부터 인공강우 관련 연구가 시작됐고, 2006년 실험실이 대관령에 갖춰졌습니다. 2008년부터는 민간 항공기를 임대해 평창에서 실험을 계속하다가 2017년 말 기상항공기를 도입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실험을 해왔지만, 선진국 대비 기술과 예산 등 여러 조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인공강우 연구는 3년을 넘기지 못하는 보이기식 연구가 전부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몸을 사리고 비전문가들은 상식수준에서 무책임한 비난으로 일관하는 현실에서 인공강우 기술이 발전하기란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세계최고수준 전문가들은 인공강우를 시도하는 접근 자체가 우리와 다릅니다. 자연생태계의 물 순환을 이해하고 인간에 의해 변화된 부분을 기후조절 기술을 통해 메우려는 노력의 일환이 바로 ‘인공강우기술’이라는 겁니다. 물과 구름, 대기를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실험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실뿐만 아니라 반드시 현장에서의 실험이 필요하며, 적어도 5~10년 기간이 필요합니다. 바른 이해와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 없이 인공강우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인공구름의 씨앗으로 사용되는 요오드화은(AgI)에 대해 사람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950년대부터 60년 넘게 미국에서 강하수 용도로 실험하고 사용했음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고 전 세계적으로 단 한 번도 부정적 결과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단호히 말합니다. 다른 곳의 구름을 끌어와 그 지역이 가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실험결과 구름 이동은 극소량에 불과해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해석입니다.

인공강우의 성패 여부는 장기간의 투자와 기술 및 경험축적, 국민의 이해와 지지에 달려있습니다. 기후변화시대 미세먼지로 고통 받고 있는 물 부족국가 대한민국에서 지금이 인공강우 기술을 키울 좋은 기회입니다. 인공강우는 정치권의 주문이나 국민들의 조바심 때문에 휘둘려서는 안 될 중요한 기술입니다. 실무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내고 도전과제들을 밝히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인공강우 기술개발에 ‘바르고 확실한’ 투자를 시작해야 합니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이며, 한국환경정책학회 이사와 녹색기술센터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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