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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도시’를 꿈꾼다
특집-길을 걷다
[230호] 2019년 03월 01일 (금) 천근우 @
   
‘걷기’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는 요즘이지만 사실 많이 ‘걷지 않는 이유’를 우리는 늘 개인의 근면 정도에서 찾으려고 한다. 실은 게을러서 만이 아니다. 세계의 유명도시와는 달리 서울에서 걷기란 쉽지가 않다. ‘서울은 자동차에 의해 살해된 도시’라는 한 프랑스 사진작가의 말을 빌어 전문가들은 “서울은 차에게 길을 내주어 사람이 눈치를 보며 걸어야 한다. 다양한 문화가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걷는 문화, 걷기 좋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걷는 도시, 걷고 싶은 도시에 대한 장점을 알아보며 함께 꿈꿔야 하지 않을까. <편집자 주>

안전함과 쾌적함이 있는 ‘걷기 좋은 도시’는 빠른 속도로 차가 달리는 모습과는 함께 공존하기 어렵다.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고 자동차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대도시의 현실은 도시면적의 1/3이 도로와 주차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자동차 중심’의 도시이다(마이클 래너, 월드리치연구소).

만일 ‘도시에 차가 없어진다면’ 그래서 ‘시골처럼 걸어 다니며 생활하게 된다면’ 우리 도시가 어떻게 달라질까.

❶ 걸어 다니며 길 주변을 찬찬히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 녹지 가로는 생태와 자연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고, 건축물이 있는 가로는 거리풍경을 관찰하며 도시민의 행태와 도시구조를 이해하게 된다.

❷ 평안한 마음으로 대화하거나 사색하며 걷기 좋다 : 빠른 속도로 달리는 덩치 큰 자동차의 소음과 경적 속에서 걷는 것은 불안 그 자체이다. 차가 적어지면 당연히 교통사고도 줄어들 것이다.

❸ 차를 타고 다니는 것과 다르게 걷는 가로는 쉽게 가로변에서 쉬거나 원하는 상점에 바로 방문할 수 있다.

❹ 특별히 보도를 따라 물의 흐름을 배치하여(작은 강이나 운하 등) 가로에 활기와 생동감을 더할 수 있게 된다 : “자동차를 없앤 베니스야 말로 가장 진보한 도시다”-존 케이지.

❺ 차없는 걷는 도시는 작금의 거대도시(metropolis, megapolis)에서 벗어나 1일 적정보행 가능거리를 담는 사람 위주의 작은 도시가 된다 : 도시의 사이즈는 1회 최대 1시간 보행거리 약 4km가 바람직하다. 2km×2km=4km2의 도시 사이즈는 건축가 클라렌스 페리의 소도시(Community)에 해당되는데, 도시의 어느 지역에서도 편도 최대 2km, 왕복 4km이면 도달이 가능하다.
이 정도 사이즈 도시에서는 직장과 학교, 마켓을 30분 정도로(2km) 걸어 다닐 수 있어 차 속에 갇혀있는 출퇴근시간을 줄이고 생산적인 시간이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 취미시간 등이 1시간 이상 늘어나게 된다.

❻ 출퇴근 거리가 가까워지고 시간이 절약되어 가족 중심적인 생활패턴을 회복하게 된다 :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한 회사는 이직률이 거의 없는데 원인이 출근 시 직장을 학교를 다니는 자녀와 함께 걸어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시간에는 사내 식당에서 자녀와 함께 식사하며 대화할 수 있다는 것.

❼ 걷기 좋은 환경이 되도록 보행로를 중심으로 녹지를 조성하고 물과 함께 도시의 흐름축을 구성하면 도시의 자연녹지율이 높아져 자연과 함께하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가게 된다 : 세계보건기구의 1인당 최소 도시 녹지면적은 12m2이다. 이에 비해 대표적 친환경 도시인 브라질의 쿠리치바는 55m2, 런던은 24m2, 뉴욕은 15m2, 광주는 11.5m2, 파리는 10m2, 서울은 6m2이다.

❽ 우리가 걷고 싶은 길은 구릉이나 언덕이 많아, 구릉 너머를 기대하며 오르고 구릉 위에서는 앞쪽으로 전개되는 펼쳐진 광경을 즐기며 내려오게 되는 길이다. 도시를 걷는 것이 기대와 확인의 스펙터클의 연속이 된다 : 뉴욕 맨해튼의 심장, 센트럴 파크와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파크는 조경가 프레드릭 옴스테드(Frederick Olmsted)가 설계하였는데, 평원 위에 구릉을 두는 기법으로 두 공원을 세계적인 공원이 되게 하였다.

❾ 많이 걷게 되므로 당연히 건강한 사회가 된다 : 건강을 위하여 1일 만보(6~7km/1.5시간) 걷기를 추천하는데, 걷는 도시는 출근 45분 보행(3km), 퇴근 45분 보행(3km)의 일상 보행 만으로도 기초건강이 지켜질 수 있는 도시구조다.

❿ 걷는 도시는 직선으로 뻗은 그리드의 반복인 도시가 아니라 곡선과 사선과 원을 담는 상징적이며 자연을 닮은 도시이다. 지루하지 않고 변화가 많으며 다양한 문화를 쉽게 수용하는 도시다.

⓫ 자동차도로와 주차장이 차지했던 도시 내 공유공간이 녹지공간으로 바뀌며 친자연적 도시가 된다 : 뉴욕의 경우 자동차 이용자 1인이 차지하는 면적은 120m2, 대중교통 이용자 경우는 12m2, 자전거 이용자의 경우는 4.5m2, 보행자의 경우는 2m2으로 자동차와 보행은 60배의 차이가 난다.

우리가 꿈꾸는 걷는 도시는 도시 내 자동차가 배후에서 최소한으로 운행되어 매연, 미세먼지 등 공기오염이 거의 없고, 경적과 운행소음이 없어 조용하고 깨끗하고 쾌적하고 자연과 더불어 활기찬 도시다. 당신은 어떤 도시를 꿈꾸고 있는가.

천근우
예천 종합 건축사 사무소의 대표 소장·건축사로 교회 건축과 주택, 상업시설, 교육시설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행해왔으며, 건축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외에 봉사활동을 펼치는 국제 전문인 도시건축 봉사단(BaMI)의 대표로 국내외 다양한 건축봉사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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