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에 정리가 필요한 이유
자녀의 방문을 열고 하는 그 말은 청소년 시절 우리가 많이 들었던 말이다. 벗어놓은 옷가지와 쌓여있는 책들, 어디서 온 건지 도대체 알 수 없는 그 수많은 연필과 볼펜들. 눈앞에 그대로 두고 몸만 매일 빠져나가는 나를 향해 어머니가 하셨던 그 말을 이제는 아이에게 돌려주고 있다.
정리를 하나의 과제로 여겨 날 잡아서 치우지 하며 미뤄오던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되었다.
힘겹게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돌아와 처음 했던 것이 그 ‘정리’였던 것 같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공간 골골이 박혀 있는 ‘시간’들을 뒤져내고, 흔적들을 찾아내 버릴 것 버리며 대대적으로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물건을 정리했을 뿐인데 마음과 생각의 정리가 선물로 찾아왔다. 지나간 시간과 기억이 정리되면서 작별 또한 과하지 않은 마음의 크기로 작아짐을 볼 수 있었다.
새해 들어 아름다운동행이 시작한 ‘좋은 생각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풍요롭게 살아가기’ 2월 주제는 ‘전기 플러그 뽑아두기-삶의 로그아웃’이다. 환경을 생각하며 전기 플러그를 뽑아두는 삶의 습관을 갖추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결국 하루를 정리하며, 삶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질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특집 ‘정리의 힘’을 준비하며 정리의 기쁨을 알게 되었다. 삶의 마디를 세워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이경남 기자
penshoc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