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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꼭 해야 하나?
특집-정리의 힘
[229호] 2019년 02월 01일 (금) 전영혜 @
아파트 소독하는 날이라 집안을 대충 치우고 차례를 기다리며 옷 몇 가지를 펴놓고 다림질을 하고 있었다. FM 라디오에서 나오는 클래식을 따라 흥얼거리는데, 소독하는 이가 들어왔다. “집이 참 평화롭네요.” 특별하지 않은 모습에 갑자기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상승했다. “아, 그래요? 잘 봐주셔서 고마워요.” 그런데 그 사람이 간 뒤 ‘저기 베란다 창고와 구석들을 못 봐서 그러지’ 하는 수치심 같은 것이 스쳐 갔다.

어질러진 구석은 늘 남아있어
어린 시절부터 아껴 써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란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 좀 더 써야 해’, ‘언젠가 쓸데가 있을 거야’하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지니고 사느라 물건이 넘친다. 그러면서 “‘나’라도 이렇게 사니 우리 집이 유지되지”라며 자족함을 갖는다. 이런 부류는 늘 복잡한 생활공간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유명한’ 상표라, 역사가 있는 것이라 이름 붙이며 감상적으로 10년, 20년 구석 자리를 차지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사할 때와 연중 한두 번씩 대청소를 안 할까마는 또다시 그렇게 되는 우리의 공간에서 익숙하게 살면 되지, 물건들을 말끔하게 꼭 정리해내야 할 필요가 있나?
정리되지 않은 곳은 알게 모르게 자신에게 수치심과 부정적인 감정의 끈적임을 준다고 <마음 정리 수업>의 작가 스테파니 베넷 포크트는 말한다.
어질러진 공간은 마치 정전기와 같이 지속적인 걱정과 두려움으로 끌어당기기도 해, 활기가 없는 집으로 만들기도 하며 이유 없이 ‘으슥함’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묵은 에너지가 적체되어 눌림을 주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인데 그 주장에 동의하게 되는 이유는, 가족 구성원들이 ‘어떤 장소’에서 물건을 찾거나 들어가는 것조차 회피하는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정리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그러면 정리하는 일에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쓴 콘도 마리에는 물건을 정리할 때 옷, 책, 서류, 액세서리 순으로 모아 놓고 남길 것만 빠르게 고르라고 한다. 버릴 것을 빼내는 게 아니라 손에 잡아봤을 때 기분 좋은 것, 가슴이 뛰는 것만 남기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스테파니 베넷은 지속적이고 성장을 이루는 정돈의 방법으로 잔잔한 필기구에서 시작해 서랍, 책장으로 확장해 가라고 제안한다. 또 버릴 플라스틱 용기를 내놓으며 주방 수납장, 냉장고, 냉동식품 순으로 정리하라고 한다. 비슷하기도 하고 좀 다르기도 하나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물건에 바로 손을 대라’는 뜻이다. 왜? 어수선한 공간에 자신도 모르게 빼앗기던 감정 에너지를 더는 소모하지 말고 실천에 옮기라는 것이다.
정리하는 일을 가리켜 ‘막힌 곳을 찾아 침을 놓는 것’과도 같다고 하니 얼마나 개운한 세계로 이끄는 것일지 기대하게도 되는 부분이다.
정리를 잘한 공간에서 지내면 상냥해지는 기분으로 많아진 공간을 누리며 여유로운 자아를 만나게 된다고 한다(정리 전문가 도미니크 로로). 이러한 질서 속에서 마음에도 질서를 갖게 되며, 자신이 인생에서 무언가를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책임감과 안도감까지 준다고 하니 빨리 시작하고 싶어진다.

지속적인 정리를 생활화하려면
다시 스테파니 베넷의 지침을 따라가 보면 정리는 여행하는 것처럼 호기심을 가지고 침묵 가운데 물건에서 나오는 상태를 느껴보라고 말한다. 시간을 내어 피곤하거나 지치지 않게 물을 마시며 일하되 일어나는 감정들도 정리하며 하나씩 결정해 나간다. 이때 자신이 집착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면 큰 깨달음까지 얻는 셈이 될 것이다.
지녀야 할 것, 기증할 것, 버릴 것, 보류함으로 나눌 때 오감으로 물건을 대하며 선택하라고 한다. 물건을 만져보고 거기서 느껴지는 차이를 비교해보면 스스로 분류하는 기준을 알게 되어 느긋하게 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큰 그림 하에 할 수 있는 만큼의 분량을 정해놓고 충실하게 따라가는 동안, 사고의 균형을 잡으며 갇힌 에너지를 내보내 드디어 맑을 때 나오는 에너지~즐거움을 느끼게 된다고.
이러한 작업을 할 때 휴식과 충분한 영양 섭취도 잊지 말아야 하는데, 정리도 여행과 마찬가지로 건강해야 누릴 수 있는 자신만의 세계가 있기때문이다.
정리는 적체된 물건을 제자리에 재배치함으로 그 안에 스며 있는 수치심과 슬픔을 방출하고 움직일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정리를 ‘자기 돌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래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대인 관계에 스트레스를 받아 물건에 집착하는 경우가 아닌지, 가치 판단 능력과 의사 결정 능력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저장 강박증). 또 유난히 정리 정돈이 어려운 사람은 자기 관리, 건강 관리도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이 주는 안도감과 위안 때문에 사람들이 가끔 과도한 지출을 하기도 하나 한물간 물건은 그 의미가 없다고 도미니크 로로는 말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보면, 마음의 유효 기간이 좀 남은 물건들을 ‘나누는’ 자세다. ‘절약’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데서 나아가 거창한 기부는 아니지만 깨끗하게 간직한 것들을 ‘나눔의 자리’에 내놓으며 자신의 삶을 가볍게 하는 것~ 일거양득, 실리적인 이타주의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전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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