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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의 유일한 슬픔을 따라
특집-3·1운동 100주년을 맞아
[229호] 2019년 02월 01일 (금) 박혜은 @
   
내 손톱 빠져나가고 내 코와 귀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 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3·1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이 소녀는 만세운동 후 자신의 고향인 천안에 내려가 아우내 장터에서 다시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체포됐다. “누가 시켰느냐”는 일본경찰의 심문에 당당하게 “하나님이 시켜서 했다”고 맞섰고, 1920년 세상을 떠날 때는 위와 같이 결기어린 유언을 남겼다. 누구인지 모두 알지만 떠올릴 때마다 전율을 일으키는 이 소녀. 그녀를 비롯해 잃어버린 나라를 위해 분연히 일어났던 이들을 ‘100주년’이란 계기로 다시 만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유관순 열사가 옥사한 곳이기도 한 이 곳을 방문하는 것은 어떤 경험보다 뜻 깊다. 간접적으로 역사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백 년 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당시 독립운동가의 수난이 고스란히 새겨진 장소를 오감으로 느끼는 건 어떤 경험보다 강렬하기 때문.
서대문형무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전시실, 중앙사, 12옥사, 격벽장 등을 둘러보다보면 이 형무소가 얼마나 치밀하게 설계되어 한 민족의 정신을 말살하려고 했는지, 그런 잔악한 장소가 어떻게 해방 후 독재시대에도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장소로 기능했는지, 건물 구조를 통해 대화를 단절시키고 공포를 강화시키며 감시의 체제를 구축한 방식을 보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중에서도 민족저항실에 마련된 독립운동가들의 수형기록카드를 사방에 전시해놓은 방은 압권이다. 막 수감되어 사진에 찍힌 한 명 한 명의 눈빛이 지금도 형형하게 빛나고 있다. 이 땅의 오늘이 어디에서부터 비롯한 것인지 분명히 증거하는 것처럼. 봄이 오기 전에 꼭 한 번 가보시길.

2. 박시백의 <35년>
<조선왕조실록>을 20권으로 만화화해 말 그대로 역사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던 박시백 화백이 이번에는 일제강점기 35년을 다룰 <35년>이라는 만화를 들고 돌아왔다. 현재 3권까지 나온 상태인데 그 중 2권이 ‘1916-1920: 3·1혁명과 대한민국임시정부’ 편이므로 일단 3권까지 읽어도 1919년 그날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미 앞서 조선사를 다룰 때도 드러난 바 있지만 박 화백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사건과 다양한 인물을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거기에 작가로서의 관점을 가지고 역사를 해석하는데 그 통찰이 남다르다.
무엇보다 <35년>에는 그동안 주류 역사에서 자주 다루지 않았던 여성 지식인, 사상 기생 등을 조명하며 독립운동이 특정 계층이나 지식인만의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가 하면 친일파들을 최대한 많이 기록하고자 애쓴 점도 인상적이다. 당시 우리가 처한 상황을 세계사와 함께 다룬 점도 추천할 만한 지점. 2권에서 ‘3·1혁명’을 다룬 장면은 이 만화의 백미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로 전국 곳곳에서 봉기한 민중의 다채로운 면과 그들이 당한 탄압 과정,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과장 없이 서술한다.

3. CBS TV의 <북간도의 십자가>
3·1운동 당시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CBS TV에서 기획·제작한 특집 다큐멘터리 <북간도의 십자가>가 하나의 대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지난 1월 1일과 2일에 이미 방영했고, 3·1절에 또 편성 예정인 이 다큐멘터리는 윤동주, 문익환, 문동환 등을 배출했고 항일 독립운동이 치열하게 펼쳐졌던 북간도를 배경으로 한다. 3·1운동 이후 벌어진 최대 규모 시위도 북간도 용정에서 벌어진 3·13 시위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젊은 역사학자 심용환이 북간도 출신 마지막 생존 인사인 문동환 목사와 만나고, 북간도를 직접 방문해 그의 시선으로 당시 기독교인들의 행적을 따라간다. 지금 유튜브에서 12분여의 간추린 영상을 예고 격으로 볼 수 있고, 3·1절 편성 후 전체 영상이 공개된다고 하니 한 번 챙겨보시기를 추천한다.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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