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김성은 의료선교사 이야기

경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김성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료인이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고 2013년부터 중남미의 가난하고 열악한 아이티에 가서 사역하고 있다. 그는 이사야 61:1-3 말씀으로 인해 아이티에서도 더욱 열악한 곳인 라고나브 섬으로 갔으며, 의료사역을 중심으로 소망을 주는 많은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편집자 주>

인구가 12만 정도인 아이티 라고나브 섬은 중남미 캐러비안 해안에서 가장 큰 섬이지만 “잊혀진 아이티”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정부와 여러 기관에서 소외됐다. 1990년부터 급속도로 라고나브의 산림과 바다가 황폐해지면서 지금은 거의 사막처럼 변했다. 또한 전기시설과 상하수도 시설이 전무하여 많은 사람들이 가뭄 때문에 물과 식량을 찾아 섬을 헤매고 있으며 무엇보다 위생 개념이 없어 물과 비위생적인 화장실로 인해 콜레라,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 등으로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성은 선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젊은이들을 훈련시켜 그들 마을의 지도자로 세우라는 전략을 주셨고, 2014년부터 지금까지 24여 명의 젊은이들을 지역개발 지도자로 훈련시켰습니다.”
훈련을 받은 이들은 마을에서 화장실 건축, 우물관리, 콜레라 예방, 위생교육, 염소 키우기, 성경보급 등을 통해 마을 사람들과 접촉하며 전도하면서 천천히 마을을 변화시키고 있다.

소망 클리닉을 세우다
또한 김성은 선교사는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사역이 전염병 치료와 예방이라고 생각하였다. 유아 사망률이 20%, 그 중 50% 이상이 설사로 생명을 잃는 일들이 일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또한 이 섬은 가난과 무지로 15세 이상부터 여자들이 임신하며 정상적인 가정을 갖지 못한 채 젊은 여자 혼자서 5~6명의 아이들을 부양한다. 또한 경제력이 없어 아프지만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외 없이 여성들은 나쁜 위생상태로 인한 질염, 방광염 등 많은 여성질환을 앓고 있어 이들에 대한 특별한 치료와 위생교육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이에 소망클리닉은 유아사망을 줄이고 어린이와 여성 질환 치료에 집중하려고 하였다.
“이 클리닉의 시작은 한 헌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 초, 우연히 아이티로 단기선교사역을 온 교회 청년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사역 이야기를 하면서 짧은 교제만 나누고 헤어졌는데 다음날 5천 달러를 헌금하면서 혹시 클리닉을 짓게 된다면 거기에 보태어 쓰라고 하였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헌금이 들어온 것이 건축의 시발점이 된 것입니다.”
거의 자비량 선교를 하고 있었고 건물 짓는 것보다 제자 양성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계획하고 있던 터에 이 헌금은 섬마을 사람들의 의료적 필요를 채우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러나 클리닉 부지를 알아보니 기본 면적이 1,000평 정도로 2만 달러가 필요한 상태였다.
“기도하던 중 딸아이 둘이 대학 가면 사용하려고 했던 1만5천불이 생각났습니다. 선교 나오면서 모든 것 버리고 온전히 삶을 하나님께 바쳤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한 번 더 믿음을 테스트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남겨 두었던 딸들의 학비를 땅 사는데 보태게 되었습니다.”
2만 달러로 건축한 이후에도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막막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선교사의 믿음을 축복하셨다. 여러 경로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쉬지 않고 공사비용을 보내 주셨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연결되어서 공사 재정이 필요한 그 때마다 정확한 액수를 보내주셨다.
1년 반을 거쳐 지난 2017년 2월 건물을 완성한 후 하나님은 다른 공급로를 연결하셨다. 필요한 초음파, 엑스레이, 내시경, 안과장비, 혈액검사 장비 등등 필요한 모든 것이 ‘그냥 아, 이 기계가 있어야 되는데’ 생각만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 공급이 되었다. 하나님의 손과 공급으로 ‘잊힌 땅’이라 불렸던 라고나브 섬에 아이티 통틀어 일반 클리닉 중 가장 훌륭한 시설을 갖춘 클리닉이 생긴 것이다.

심재두
내과 전문의이자 선교사로 알바니아에서 교회 개척과 의료 사역을 하였으며, 현재 한인 의료 선교사 네트워킹사역을 하며 의료 선교 관심자와 헌신자들을 모으는 7000네트워크운동(www.7000m.org)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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