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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는 왜 그렇게 말할까?
특집-말을 건네다
[228호] 2019년 01월 01일 (화) 전영혜 @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잠언 25장 11절)
우리는 모두 그러고 싶다. 그런데 말을 하다 보면 내 뜻과 달리 ‘세게’ 표현될 때가 있고, 길어져서 나중에 후회하게도 된다. 말수가 적은 사람은 말하는 연습을 하지 못해서 어렵게 입을 뗀 후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표현하고는 의기소침해지고,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들어주기만 하면 길~게 말을 하다가 역시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인가?
물론이다. 우리에게 5분의 발표 시간이 주어졌다고 하자. 우선 꼭 필요한 말을 적어보게 될 거다. 그리고 앞뒤를 정해 시간을 맞추려 할 거다. 여유가 되면 읽어보기도 하면서. 그러나 일상의 말은 이러한 준비과정 없이 별로 고민하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하게 된다. 꾸미거나 편집 없이 매일 매 순간의 말이 실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나의 진짜 모습이고 나의 품격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가 보다. ‘말이 쌓이고 쌓여 품성이 된다’, ‘품성이 말을 하고 듣기도 한다’는 말을 보면 말은 자신을 드러내는 거울임에 틀림이 없다.
“말만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나요?” 말과 품성이 다르게 보여지는 사람, 자신의 모습과 차이가 나는 말을 하는 사람일수록 그 내면은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자기를 크게 보이기 위해 발뒤꿈치를 든 것처럼 마음을 과장해 말을 한다면, 언젠가 그 간격이 커질 때 고단함으로 주저앉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의 진짜 모습이 아닌 제3자의 기대에 맞춰 보여주다가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연예인들처럼 말이다.

말의 비법
언어의 발달이야말로 가정에서의 삶과 대화가 큰 영향을 미치나 여기서는 어린 시절의 환경을 접어두고, 지금 어떻게 언어생활이 향상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본다.
말이 번잡하여 곧잘 주제에서 벗어나는 사람이라면 조용한 시간에 자기 수양을 하지 못한 것임을 알아 ‘내면’을 살펴야 하며, 말이 거친 사람은 마음을 잡지 못하고 주관 없이 살아가는 모습이 드러남을 알아야 한다(조선의 문인 성대중 어록 중에서).
말할 때 어떤 주제를 잡아 어떻게 이어가느냐는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으로 하루의 시간, 혼자의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 여유 있는 시간에 게임이나 연예인 이야기에 빠져 지내는 사람과, 일기를 쓰거나 책을 펴는 사람의 삶이 쌓여갈 때의 차이는 말이나 자세로 드러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는가.
말의 향상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만남이나 대화를 가진 뒤 자신의 말을 되짚어보며 점검하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의 말에 유연하고 여유 있게 반응함으로 말의 무게를 가볍게 하지 않아야 한다. 지적하는 말이나 명령 투의 말은 ‘정서적 저항’을 일으키므로 충분한 통찰을 가지고 애정 어린 말로 표현할 것을 권한다. 혹 말재간으로 남을 웃기려는 조바심이 있다면 그것은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임을 알아 경솔한 말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 (골로새서 4장 6절)

필요 이상으로 말이 많아지는 날
하루에 우리가 쓰는 단어의 수가 남성은 7천 개, 여성은 2만 개 정도라 한다. 중년기 이후 여성의 경우 자신에 집중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이야기를 하려는 욕구가 느는데, 이것을 채우지 못하고 지내게 되면 불안을 느끼다가 들어주는 상대를 만났을 때 멈출 길 없이 풀어놓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시간을 지낸 후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예의 차릴 여유 없이 말의 통제가 안 되는 날, 이때 남을 깎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면 남들보다 비교우위에 있음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임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못 미치는 불만이 다른 사람을 깎아내려 자기 수준으로 격하시키며 마음 놓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런 때는 삶의 밝은 면을 세어가며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편 자신의 강점과 장점, 약한 면을 객관적으로 직시해 나가노라면 바깥세상도 균형 잡힌 눈으로 보게 되고 남의 부족함도 보듬을 수 있게 된다.
좋은 글을 쓰려면 반드시 여러 번 고치는 작업(퇴고)을 해야 하는 것처럼, 많은 말을 하는 중에 실언하지 않으려면 매일의 삶 속에서 중요한 알맹이를 잡고 가치 없는 말들을 걸러내야 한다. 요점을 정리하는 습관이랄까. 거기에 맛을 내는 유머까지 넣을 수 있도록 가까운 사람과 말 연습하는 일은 매일의 삶이 그렇게 살아져야 함을 뜻한다. 좋은 단어를 알고 사용하려면 책이나 방송, 대화를 통해 습득하고 기억해 새겨놓아야 한다.
또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과 마음을 알아주는 일을 적절하게 분별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의 최고봉, ‘공감’
사람을 구하는 힘을 ‘정확한 공감’이라 할 때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과정은 그를 치유로 이끌 뿐 아니라 자신을 만나게 한다. ‘너를 공감하다가 나도 공감을 선물 받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말로 이루어지며 배우고 익히는 가운데 습관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때로 정서적 호들갑으로 어려운 이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성숙한 공감은 적절한 질문을 통해 상황과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이다. 말을 잘 들어주고 마음에 와 닿는 말을 하는 것은 스스로 일어서도록 힘을 주는 일이다.
자신의 이야기에 주목받은 사람은 안정감을 확보해 합리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니 뾰족한 말, 고집부리는 사람들은 단 한 명의 기댈만한 청자(聽者)를 갖지 못한 이들이라 할 수 있다. 자상한 접근으로 서두르지 않고 상대를 궁금해 하면 대부분 마음을 열고 자신의 속을 펴기 시작한다. 사람의 마음은 논쟁과 설득으로 움직이기보다 생각하게 하고 돌아보게 하는 감정을 알아주는 말, ‘존재에 주목하는 말’에 풀린다는 것이다.
아프다, 바쁘다, 피곤하다는 등의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들 역시 자신을 보아달라는 메시지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나는 어떻게 말하고 있나
“소인은 하나를 더 알고 모르고에 목을 맨다. 그러나 군자는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서 솔직하게 말한다.”(공자)
이 말 속에 있는 ‘정확’과 ‘솔직’을 잘 음미해 볼 일이다.
별것 아닌 일에 목에 힘을 주며 화내게 되는가? 이런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며 말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목소리의 톤, 말하는 자세를 한걸음 떨어져 자신을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것은 너그러운 말을 하게 하는 지름길이 된다고 하니.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는 말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충족되지 않는 삶’을 제시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실망, 두려움, 분노, 무기력감을 주어 말을 그렇게 하게 한다는 것이다. 삶에 대한 기대를 조금 내려놓는 자세를 가지면 말도 한결 부드러워진다니 말 연습과 함께 마음 훈련도 해야 할까 보다.

전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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