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친한 후배에게 주님과의 사귐을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고, 신앙 도서를 읽거나 관계와 순종의 훈련 등을 하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와 별개로 “빈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의식 가득 무언가를 끊임없이 채워두면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만한 빈 공간이 없게 됩니다.
사진작가로 저는 고용량의 사진 이미지를 활용하는데, 이를 백업하기 위해서 다량의 컴퓨터 하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 하드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 하나는 적어도 용량의 15퍼센트 정도는 여유 공간을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테라바이트(TB)를 사용하니까 10~15퍼센트는 꽤 큰 용량입니다. 음악이나 사진을 몇 만장 넣어도 채우지 못할 공간입니다.
그러나 만일 이 공간이 아까워서 가득가득 채워 넣으면 컴퓨터 속도가 느려지거나 에러가 나버립니다. 결국 전체 시스템에 문제가 생깁니다.

빈 시간, 빈 공간을 온갖 콘텐츠로 가득 채우게 되면 주님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실 때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주님 이런 일이 있었어요’, ‘주님 아파요’, ‘오늘 아버지의 마음을 구합니다.’
바쁜 일상 속 빈 공간을 열어 주님께 말 걸어보세요.

아무것도 아닌 시간 속에서
주님과 함께 걷는 시간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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