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한 번 살아가는 인생이지만, 두 종류의 인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팔려온 인생’과 ‘보냄 받은 인생’입니다. 이 두 삶은 그 내용뿐만 아니라 현상과 결과까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팔려온 사람 vs 보냄 받은 사람
자신을 ‘팔려온 인생’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목적의식이 없고, 만족이 없을 것입니다. 불평이 많고 원망하며 상황에 끌려다니겠지요. 어쩌다 이리 왔을까, 비교하며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보냄을 받은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합니다. 목적의식이 있으니 상황을 이끌며 선하게 바꾸고 용서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요셉과 그 형제들의 모습
성경 창세기 45장에는 ‘요셉과 그 형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셉의 형들은 엄청난 흉년으로 양식을 구하러 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애굽의 총리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들의 앞에 앉아있는 애굽의 총리가 누군지도 모르고 떨고 있는 기막힌 모습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요셉이 형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밝혔을 때, 형들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얼마나 당황했겠습니까. 자신들이 어린 요셉을 미디안 상인들에게 은 20에 팔아버리고, 아버지에게는 짐승에게 잡아먹힌 것처럼 속였던 일이 어떻게 둔갑한 것인지(창세기 37장). 그랬던 아우 요셉이 지금 애굽의 총리가 되어 자신들 앞에 앉아있다니요.
이미 이들이 형들임을 알고 있던 요셉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창세기 45장 5절)
여기서 저는 두 단어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팔았다’와 ‘보내셨다’는 두 단어입니다.

분노와 보복 vs 용서와 감사
요셉은 형들에 의해 상인에게 팔렸지만, 자신을 운나쁘게 ‘팔린’ 인생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보내심 받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만약 ‘형들이 나를 팔았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었다면, 마음에 있는 분노를 다스릴 수 없었겠지요. 그 상처 때문에 마음에 쓴 뿌리가 생겼을 것이고, 자신이 당한 만큼 보복하려 다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곳으로 보내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이 당한 형편을 부정적으로 생각지 않고 선하게 내딛었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용서하는 마음까지 지니게 되었습니다.

보냄 받았다
간혹, 삶이 너무 힘들면, ‘내가 어쩌다가…’ 또는 ‘나는 왜…’ 하며 불평하게 됩니다. 감사를 잃어버린 삶입니다. 가정이나 직장이나 어떤 사역지나 나를 통해 이루실 일이 있기 때문에 이곳으로 보내신 것을 기억하면, 삶이 달라집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다시 바라보길 권합니다. 감사가 회복되고 자존감을 갖게 되고, 내 삶의 객(客)이 아닌, 주인으로 살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 서울 어떤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참 맛있었습니다. 다 먹고 나오면서, “음식이 참 맛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표정과 반응이 시큰둥했습니다. 그 사람은 주인의식이 없는 종업원이었습니다. 삶의 주인의식을 갖는 것은 이렇게 다른 것입니다.

존 번연의 인생역전
영국의 대문호 존 번연이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감옥에 들어간 첫날밤 그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를 감옥에 들어오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요? 이 감옥에서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저를 이곳에 오게 하신 하나님의 뜻을 다 이룰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그는 이튿날부터 감옥에서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설이 유명한 <천로역정>입니다. 그 감옥은 존 번연에게는 위대한 창조의 자리였습니다. 이것이 ‘보내심을 받은 삶’의 모습입니다. ‘보내심을 받은 인생’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그곳으로 ‘보내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이유 있게 주신 기회’로 생각하고, 존 번연이 감옥 속에서 한 것처럼 삶을 창조해갑니다. 거기서 ‘인생역전’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양을 치는 목동이 하는 일도 재판장이 사건을 심리하거나, 행정장관이 행정업무를 관할하고 혹은 목사가 설교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동일하게 훌륭한 일이다.”(윌리엄 퍼킨스)

새해 벽두에, 아름다운동행 모든 동행인들에게 삶의 주인의식을 회복하는 은총이 임하시길 기원합니다.

심욱섭
해운대제일교회 담임목사. 교회가 교회되게 하는 성경의 원리를 따라 건강한 교회의 모델로 서 있고자 부단히 애쓰며 섬기는 말씀중심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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