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선생님 다리가 불편해서 계단을 한 칸씩밖에 못 내려가니까 너희들도 선생님 따라서 한 칸씩 한 칸씩 겸손하게 따라와야 해~?!”
체육 시간을 앞두고 2학년짜리 꼬맹이들에게 부탁을 했어요. “네~”하고 웃으며 대답하더니 정말 한 칸씩 한 칸씩 리듬을 맞춰 따라오네요. 성격 급한 녀석도, 말썽꾸러기 녀석도 불평하지 않고, 앞서지도 않고 제 걸음에 맞춰 오르고 내려주는 것이 어찌나 귀엽고 고맙던지요.
‘동행’ 참 듣기 좋아요. 발걸음을 맞춰 걷는다는 것이 말이지요.
제 모습이 하나님 앞에서 아이처럼 급할 때가 많아요. 맘대로 뛰어가다 넘어지면 잠시 겸손해져 하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요. 그러면 무얼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 알게 돼요. 그렇게 좀 감을 잡았다 싶으면 또 마구 달려가거든요. 그러다 이내 또 실수하고 후회하지요.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너무 먼 길을 단번에 알려주시고 이젠 알아서 가라고 하시지 않네요. 한 번에 한 걸음씩, 그만큼씩이지요. 우리와 동행하고 싶어 하시거든요.
가끔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인데 주저할 때가 있어요. “내가 뭐라고 저 일을 할 수 있을까”하고 말이지요. 겸손한 듯하나 실은 저와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해서 머뭇거리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선 우리에게 일을 맡기실 때 부탁만 하시고 이제 알아서 하라고 하지 않으세요. 그 일을 할 때 필요한 사람과 필요한 물질, 환경도 다 준비해 주시면서 감당하게 하시지요. 다만, 혼자 앞서 달려가거나 하나님의 능력을 바라보지 못한 채 주저앉아 있지만 않는다면 말이지요.
평소엔 말썽부리고 자기 맘대로 앞서가던 녀석들이, 선생님 마음을 알아주는 건지 그 낮은 계단 한 칸씩을 리듬을 타듯 즐겁게 오르고 내리네요. 저와 마음을 맞추고 발걸음을 맞추는 이 녀석들이 예전보다 열 배는 더 사랑스러워졌어요. 이래서 하나님께서도 우리와 동행하는 걸 좋아하시나 봐요.
예수 믿으세요. 동행하는 즐거움을 누리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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