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속한 조직은 현재 건강한 상태입니까? 조직의 건강상태라는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다면, 개인의 건강상태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몇 달간 프로젝트로 인해 무리한 김 대리는 휴가를 낸 상태로 몸에 이상이 있음을 인지합니다. 몸이 무거워지고, 얼굴에 자주 열이 나기 시작하고, 하지 않던 기침을 하게 되는 등 일상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개인의 건강은 스스로 느낄 수 있지만, 조직의 건강상태는 어떻게 인지할 수 있을까요?

함께 일을 하는 조직에서 자신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못함을 느낄 때,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에 무기력함을 일시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무기력함’이 지속해서 누적되다 보면 문제가 됩니다. 그 결과 더는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긍정심리학의 마틴 셀리그만은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말합니다. 조직의 건강상태는 조직 구성원이 얼마나 학습된 무기력증에 걸려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구성원 간에 나누는 대화가 “의견을 내면 뭐합니까?”, “말해서 뭐해!”, “해도 안 된다” 등과 같다면, 그 조직은 이미 백신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반대로, 다른 구성원의 관심사를 챙기고, 진행되는 일에 새로운 의견을 나누거나 서로에게 감사의 말들이 오고 간다면, 조직이 건강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강의하며, 조직 구성원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는데, 조직이 개인의 의견에 잘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가진 구성원들이 생각보다 많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조직이 자연스럽고 건강한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백신이 필요할까요? 바로, ‘감사(gratitude)’입니다. 작은 것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새로운 해석요소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 감사가 백신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 대학의 리얀 페헤르(RYAN FEHR)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감사하는 조직’이란 이름으로 조직이 감사의 가치를 실천하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중 가장 쉽게 조직에서 실행해볼 수 있는 기본적인 이벤트 단계에서의 구체적 실행 방법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사 인식 프로그램 실행 : 감사 일지 쓰기나 감사 표현 캠페인 하기
2. 제공한 서비스의 수혜자를 만나는 프로그램
3. 상사의 발전적인 피드백


첫 번째, 감사 인식 프로그램은 감사의 의미와 실천의 중요성을 감사 교육을 통해 접하고, 이를 감사 일지 쓰기나 서로 감사 표현하기와 같은 조직내 문화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이벤트가 끝난 후에도 이런 활동이 개인의 핵심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그로 인해 조직은 건강한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서비스의 수혜자를 만나는 프로그램은 구성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는 대상을 만나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직접 들을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상사의 발전적인 피드백은 팔로워에게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잘못한 것들만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잘한 것을 중심으로 피드백하면, 실패한 것에 대한 교훈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 세 가지 방법은 조직원이 일하는 이유와 목적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무기력에 빠질 수 있는 순간, 그들의 시선을 ‘의미와 감사’로 돌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한건수
G.LAB의 대표이며 본지 객원기자. 아름다운동행의 감사학교 <감동서원> 연구원으로 감사의 가치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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