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분야 행동변화 촉구해야

2015년 파리협정을 채택한 이후에도 전문가들은 2℃는 상징적 숫자이며, 지구온난화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기후변화가 예상 보다 더 빨라 더욱 긴급한 대응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이런 가운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인 IPCC 제48차 총회가 지난 10월 초 인천 송도에서 열려 135개국 정부대표단 및 국제기구 대표들이 함께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는데요.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 이상 높아지면 전 세계 산호의 99%가 소멸하고 10만 5000종의 생물 상당수가 멸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또 매년 여름철엔 폭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말라리아, 뎅기열 같은 감염성 질병 확산 지역이 넓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반면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낮추면 해수면은 10cm 더 낮아지고 태평양 섬 지역과 연안에 사는 1,000만 명의 생명도 구할 수 있고, 북극 해빙이 사라질 확률도 1/10로 줄어듭니다. 이 보고서는 올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사용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절제된 표현으로 작성되는 IPCC 보고서 내용이 일반인들에게 얼마나 와 닿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심각한 기후변화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기려는 국가들도 있겠지요. 그래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기후변화 문제를 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언론이 적극 나서야 할 대목이지요. 또한 모든 분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적응에 조직과 예산을 투자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영국은 기후변화대사를 임명해 폭염, 침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국의 피해가능성을 세계에 공개하며 스스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진행되고 있는 변화와 몇 차례 심각한 폭염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기후변화 위협에 무감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바른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소통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하며, 기후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관점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기후변화, 이미 진행 중입니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이며, 한국환경정책학회 이사와 녹색기술센터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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