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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한반도 통일을 기도하는 사람들
40년간 기도한 ‘기독교마리아자매회’
[226호] 2018년 11월 01일 (목) 전영혜 @
   
JSA(공동경비구역)을 남북한 국민들이 곧 자유롭게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이 기세로 ‘그 날’이 앞당겨지길 바라며, 앞이 안보이던 때부터 한반도를 위해 긴 세월 한 마음으로 기도해온 독일 사람들이 있다고 해 고맙고 궁금한 마음으로 찾아갔다. 한국의 통일을 위해 40년 동안 매일 같은 시간 기도해 왔다는 ‘기독교마리아자매회’.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다름슈타트에 있는 이 공동체는 독일과 한국의 분단을 비슷한 맥락으로 인지하며 자국의 통일이 이루어진 후에 한반도를 더욱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기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름슈타트는 독일 헤센주가 1997년에 ‘과학도시’로 제정한 학문도시로, 유럽기상위성연구소와 유명한 공과대학, 독일의 대표적 화학 제약회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보다 앞선 1900년대 초에는 곡선을 특징으로 하는 유겐트 양식(아르누보)의 작품 활동들이 활발했던 곳으로 예술도시로도 불리는 곳이다.
이러한 도시에 기독교여성 공동체 ‘마리아자매회’가 자리 잡고 있음은 어딘지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전쟁의 폐허 속 회개와 헌신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다름슈타트는 무기생산 도시로 18분 동안의 연합군 공습에 잿더미가 된 땅이다. 그 지역에서 청소년 성경공부의 부흥을 위해 기도해오던 두 자매는 이 전쟁을 겪으며 독일 민족의 죄와 자신들의 삶 속의 죄를 회개하기 시작했다. 두려움과 안타까운 조국을 위해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사죄하며 용서를 비는 것뿐이라 여겼던 것이다. 두 자매의 이름은 바실레아 슐링크와 에리카 마다우스.
수많은 청년들이 전사한 폐허에서 새로운 가정을 꿈꿀 수 없던 그 지역의 젊은 여성들은 이 두 자매를 중심으로 모여 오랜 세월 독일이 지은 죄를 중보기도 하는 일에 마음을 합하게 된다. 정결한 신부로 주님만 사랑하겠다는 기도의 사람들은 복음을 전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헌신한다. 바실레아 슐링크 부모의 집에서 시작된 이 모임은 점점 커져 넓은 예배 처소가 필요해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곧 황무지 3만평을 기증받게 되며 이후 더욱 기도의 힘에 의지하기로 한다.
그 땅에 이들이 건축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기도와 노동뿐이었다. 무엇보다 먼저 물이 필요해 수맥을 찾으려 했으나 메마른 땅이란 말을 듣고 간구함으로 우물을 갖게 된 일. 그들은 그 우물을 ‘선하신 하나님의 샘’이라 이름 붙였다. 또 폐허 건물에서 맨손으로 벽돌을 한장씩 떼 내어 날라다 쌓아올려 ‘예수고난예배당’을 지어낸 것이다. 모금 활동을 하지 않고 회개와 간구로 기적을 낳고 체험한 이들은 불모의 땅을 가나안 옥토로 만들어갔다.

살아있는 기도… 섬김과 인내
이들은 ‘회개’로써만 평안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음을 알아 가장 먼저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이들을 찾아 이스라엘에서 50년간 섬기는 사역을 감당했다. 기도를 행실로 옮긴 신앙의 용기였다. 이후 요청이 있는 대로 각 나라에 자매들을 파송해 책과 전도지를 나누며 그들도 회개하며 하나님나라를 소망하도록 선교하게 되었다.
이러한 선교 가운데 마리아자매회가 지속적으로 하는 중점기도가 있는데, 그것은 브라질 정글 속 토착민 부족들을 위한 기도와 호주의 아보리진 원주민의 상처 치유를 위한 기도다. 또한 독일과 폴란드 간, 일본과 한국 간의 뿌리 깊은 역사의 과거사 화해를 위한 부분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
2백여 개국에서 모인 2백여 명의 자매들은 각각 한 나라씩 맡아 정치, 경제, 선교 분야로 중보기도를 매일 정오에 드리는데 특히 앞서 언급한 6개국의 상처 치유와 화해,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는 40년간 계속해왔다는 것이다. 감동과 함께 고마운 마음을 다 표현할 길이 없다.

정결하게 매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이 마리아자매회는 독일 복음주의 루터교회에 소속된 여성 독신 공동체로 본부에 2백여 명이 생활하고 있고 세계 24개국에 2백여 명이 나가서 선교하고 있다. 또한 황무지를 아름다운 가나안 공동체로 만든 경건한 기적의 모습을 보려 매년 6천 명이 찾는데, 이들의 손님 접대는 준비된 섬김의 자세로 역시 감동을 준다. 고요한 경내에 정갈하게 단장된 건물과 조각들, 안내에 따라 한 바퀴를 돌다보면 구석구석이 회개의 눈물과 금식의 영성으로 쌓아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독일 경건주의 흐름이 이곳의 생활 영역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이들은 회개와 금식으로 하나님 앞에 정결한 사람으로 살며 마지막 때에 예언자적 사명을 이루기 위해 깨어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유대인들을 숨겨주며 시작된 떼제 공동체
마리아자매회 공동체를 방문하다보니 다른 공동체가 생각났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로 시작해 ‘주님을 찬양하라 온 세상이여’를 반복해 찬양한다는 떼제 공동체.
이들이 떠오른 것은 이들 역시 나치 시절에 박해받는 유대인들을 숨겨주다가, 전쟁 후에는 어디론가 도망가야 하는 독일군 포로들을 맞이해 주었다는 기록을 보면서다. 화해의 측면에서 보면 유대인이나 독일인이나 같은 불쌍한 영혼인 것이었다. 또한 떼제 공동체 사람들은 고립된 이들을 찾아 동유럽까지 방문해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위로의 사신 역할도 해왔다고 한다.
매주 열리는 화해의 기도회에서는 젊은이들이 일상 안에서 신앙인으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선포되어 세계 각지에서 수천 명이 모여든다고 한다.

영적인 쉼터, 라브리
또한 복음주의 기독교 공동체 라브리는 프란시스 쉐퍼 가족이 스위스에 자리를 마련하며 시작됐다. 이들 역시 2차 대전 후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 영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지금도 일하시는 하나님을 얘기하는 장소로 문을 열게 되었다. 스위스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철학적, 종교적 믿음을 자유로이 논의하며 하나님을 알아가게 한다.
지금은 아름다운 ‘비밀의 정원’이라 불리지만 이러한 장소를 50년대부터 만들어오며 수고를 통해 그 안에서 자라난 씨앗들의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이 세 공동체 모두 2차 세계대전 후 만들어진 것이 눈에 띈다. 인간의 힘으로 위로할 수 없는 아픔, 슬픔 속에서 하나님을 찾아가는 자연스런 모습이랄지. 큰 고난 후 얻은 피난처라는 느낌도 가질 수 있었다.

전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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