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내 삶을 부요하게 만듭니다

노트를 한 권 장만해 봅시다. 이것이 기록의 첫걸음입니다. 새로 구입하지 않더라도 어쩌면 집안 어디엔가 누구도 쓰지 않는 빈 노트 한 권쯤은 있을 겁니다. 좀 쓰다가 만 노트도 상관없습니다. ‘지금부터 내 노트’라고 구분할 수 있기만 하면 됩니다.
요즘 부쩍 ‘글씨’라는 걸 써야 하는 일, 펜을 들고 무언가를 쓸 기회가 없어지고 있지나 않는지요? ‘기억’이라는 주체의 한계를 뻔히 알면서도 기록하지 못하는 습성을 고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전히 기억에 기대어 삽니다. 기억은 유통기간이 지나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가치가 있는 거랍니다. 아무리 소중한 내용도 기록해두기 전에 기억에서 사라지면 영 잃어버리는 것이 되니까요. 우리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둘 수만 있다면, 그것이 추억의 질량을 엄청나게 확장시켜줄 겁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때때로 무릎을 치면서, 어찌 그 소중한 기록을 남겨두지 않았을까, 안타까워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 경험해 보셨나요? 젊은이들에게도 필경 그 시간이 곧 다가옵니다.
그래서, 뒤늦은 깨달음이지만 지금부터라도 각자 자기 기록을 남겨보자고, 열심히 기록해보자고 주창합니다. 예전에는 책을 낸다는 것이 엄청난 일이었고, 아무나 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간단히 엮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게. 다섯 권이든 열권이든.
그러나 지금 무슨 책을 내기 위해 기록하자는 게 아닙니다. 생각나는 것들을 기록하다 보면 나 자신도 몰랐던 나의 소중한 모습을 찾게 되고, 헝클어진 나의 모습을 정돈하고 회복하게 되고, 아스라이 잊혀져간 보석과도 같은 소중한 순간들을 복기해내는 충일한 감사와 감동을 만나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이번 호 특집 <기록이 가져다주는 선물>은 이런 마음으로 꾸렸습니다. 다양한 기록의 보배로움을 만나고, 마음에 담기는 내용들이길 소망합니다.
이번 호에도 지면마다 알알이 박힌 보석들을 찾아 열두 광주리에 가득 담아보세요.

감사이야기 공모전 기억하시지요?
11월 20일에 제7회 감사이야기 공모전 원고를 마감합니다. 서둘러 내용을 정리하셔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주세요. 24면에 실린 공모전 내용을 보시고, 당선과 상관없이 한 번 참여하시면 감사의 조건이 많아짐을 확인하게 되실 것입니다. 표정을 바꿔주고 마음 밭을 변화시켜 줍니다.
생각하는 것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 표현할 수 있으니까, 받은 감사를 세어보는 계절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복된 감사의 계절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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