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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할머니에게 바치는 노래
[225호] 2018년 10월 01일 (월) 박보영 @
얼마 전 노래하러 간 자그마한 교회. 할머니 세 분, 장년 두 분, 원로목사 내외분과 담임목사 내외분. 오전예배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오후예배 설교자로 초대되어 오신 원로목사님 사모님께서 저의 특송을 잘 들으셨다면서 밝게 인사를 건네 오셨습니다. 그리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결혼했냐는 사모님의 질문에 저는 ‘아직’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이어진 사모님의 긴 이야기를 드라마를 보듯이 듣게 되었습니다.

젊은 날 사모님은 한 미혼의 아가씨를 전도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나날이 그 아가씨의 신앙심이 깊어가더니 어느 날 저 멀리 가난한 나라로 훌쩍 떠나버리더라는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아가씨 나이는 어느덧 일흔이 되었고, 독신의 몸으로 30여 년의 세월을 먼 타국에서 선교사역을 하며 보냈습니다. 선교사라는 직함도 없이, 후원이라는 손길도 없이…. 그렇게 꽃다운 시절을 바쳐 살았다고.
사모님은 지갑에서 그 아가씨의 사진을 꺼내어 보여주셨습니다. 빛바랜 낡은 사진 속에는 아리따운 젊은 처자가 저를 보며 수줍게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순간 눈시울이 젖었습니다. 사진 속 수줍은 미소 너머엔 고난은 얼마나 짙었을까. 눈물은 얼마나 깊었을까. 풋풋하기 그지없던 아리따운 아가씨가 일흔의 할머니가 되도록. 게다가 해마다 교회를 세우셨는데 그렇게 30년의 세월동안 놀랍게도 서른 개의 교회를 세우셨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사모님은 음성이 흐려지시더니 곧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오후 예배시간 저는 공연을 하면서 머릿속에 그분의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노래자리에서 마지막 노래를 앞두고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오늘 저는 한 처녀의 지극한 신앙심에 눈물겨운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저를 회개했습니다. 용기를 내어서 저는 감히 그 ‘처녀 할머니’를 위해 노래 한 곡을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하시지만, 우리는 영으로 통할 거니까요. 여러분, 제가 노래할 때 잠시나마 처녀 할머니를 위해 한 자락 기도를 해주시면 어떠실까요?”

우리가 지나간 그 자리엔
해바라기 씨앗 하나 심겼음 좋겠다
한 해가 지난 어느 가을 날
햇살 속에 빛나는 수줍은 미소가
어린 해바라기를 닮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지나간 그 자리엔
어린 나무 한 그루 심겼음 좋겠다
십 년이 지난 어느 가을 날
햇살 속에 빛나는 푸르른 미소가
어엿한 나무 한 그루 닮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지나간 그 자리엔
작은 예배당 지어졌음 좋겠다
백 년이 지난 어느 가을 날
햇살 속에 빛나는 순례자의 눈물이
예배당 나무 십자가 닮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지나간 그 자리엔
예수의 흔적이 서렸음 좋겠다
천 년이 지난 어느 가을 날
햇살 속에 빛나는 좋은 날의 풍경이
영원한 노래가 되어 사랑으로 남기를.

<우리가 지나간 그 자리엔> / 좋은날풍경

박보영
찬양사역자. ‘좋은날풍경’이란 노래마당을 펼치고 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라도 기꺼이 여는 그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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