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인생을 선택하게 되었나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이 길을 가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고는 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재능이 많은 사람들은 그 많은 재능 중에 하나를 골라잡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하는 일들이 이것저것 많아 보여서 그 많은 것 중에 왜 하필 이런 방식을 택했느냐고 질문을 받지만 그때는 선택의 폭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어 감사했고, 인생을 걸어가다가 말씀을 묵상하며 선택한 믿음의 순종들이 있었습니다. 그 많지 않은 선택과 순종들이 이어져서 ‘오늘’이 되었습니다.
만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 선택 대신 이것도 하고 저 선택 대신 저것도 했을 거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나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이 아무리 누추하더라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아픈 경험조차 내일의 밑거름일 뿐 실패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멋있게 나를 포장할 수 있겠지만 주님이 나를 건져주셨다는 사실보다 더 멋있는 문장을 찾을 수 없습니다.
어느 것 하나 할 수 없었고, 할 자신도 없었던, 작고 작은 자였던 내게 주님은 매번 작은 불빛을 보여주고 한걸음, 또 한걸음 인도하셨습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위태한 걸음이 이어지지만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다면 나는 다행이고 감사할 뿐입니다.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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