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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환경운동연대, 몽골 은총의 숲 이야기
특집-숲을 사랑하기, 사람을 사랑하기
[223호] 2018년 07월 01일 (일) 박혜은 @
   
숲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도심을 거닐며 흔하게 마주치는 가로수조차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혹시 당신이 나무와 숲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에 살고 있다면 이는 지난 세월 누군가가 묘목을 심고 기른 오래된 손길 덕일 터.

미래의 누군가에게 그 오래된 손길이 되길 자처하며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몽골에 나무를 심어온 이들이 있다. 기독교환경연대를 중심으로 ‘몽골 은총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한 한국교회(27개 교회, 개인 35명, 2017년 합계)가 그들. 그들은 몽골의 사막화와 그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3,000그루의 묘목을 심었고, 십년이 지난 현재 아르갈란트 지역에는 28,000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쯤 되면 어느 정도 커다란 숲을 이루었으리라 상상할 수도 있지만 나무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 너머에 있었다.

“한국교회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함께 마음을 모아 직접 숲을 만드는 사업은 몽골 은총의 숲이 거의 유일할 거예요. 이 일을 십 년 동안 지속한 건 대단한 일 같아요. 몽골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시기가 6~8월 세 달밖에 안 되어서 나무가 자라기 쉬운 땅이 아니거든요. 다행히 현지 관리자분들과 잘 협력이 되어 나무가 잘 관리되고 있죠. 저희가 일 년에 한 번씩 그곳으로 생태기행을 떠나는데 갈 때마다 나무가 조금씩 자라있는 걸 보면 참 감동적이죠. 앞으로 10~20년이 더 지나면 숲이 될 거예요.”
기독교환경연대 사무실에서 만난 이진형 사무총장의 말이다.

기후 재난 국가에 심은 녹색 희망
몽골은 UN이 발표한 대표적 기후 재난 지역으로 초원이 급속도로 사막화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십년 동안 세계 평균 기온의 세 배 정도 기온이 상승해 시냇물과 호수의 70~80%가 말라버렸다. 이는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졌는데 유목을 삶의 근간으로 삼던 이들 중 80~90%가 기후 난민이 되어 도시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현재 울란바토르의 경우, 대규모 난민으로 인해 도시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는 대기오염이라는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 때문에 몽골에서 나무심기는 필수가 되었지만, 유목에 익숙한 몽골 현지인들에게 나무를 심고 가꾸는 건 익숙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숲은 그들에게 기후 문제 뿐 아니라 생존 문제를 해결할 장이 될 수 있다.
“숲을 만드는 것 자체도 의미 있지만 숲을 통해 몽골 사람들에게 생태적 농업을 가르치자는 의미도 있어요.”
숲으로 시작해 앞으로 몽골에 생태 공동체를 만드는 게 ‘몽골 은총의 숲’의 큰 그림이다. 현재 은총의 숲은 자립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나무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나무에서 비타민 열매나 약용 열매를 수확해 판매하고 농장에 하우스 농사를 지어 농업을 배워가고 있다는 의미다. 작물 판매 수익으로 숲과 농장이 운영되는데, 이 모든 일의 기획은 몽골 농업대학교 교수가 맡고 있다. 은총의 숲이 교육장이 되어 생태적 농업이 보급되길 소망하는 그림이다.
“나무가 자라듯이 몽골 분들의 호흡에 맞게 생태의식도 자라기를 꿈꾸고 있어요. 담당 교수님이 그러세요. 우리가 나무를 열심히 심고 있지만 이 숲이 완성되는 건 다 보지 못할 거라고. 하지만 우리 손자들이 커다란 숲이 된 나무 사이를 거닐며 우리 할아버지가 이렇게 숲을 만드셨다고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고요. 앞으로 30~40년 앞을 내다보고 해야 되는 일인 것 같아요. 현재는 현지 관리자분이 지내는 몽골족의 이동식 집, 게르가 하나 있는데 앞으로 게르를 몇 개 더 지어 한국교회에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회복의 정의 세우는 나무심기
몽골 은총의 숲은 한국교회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실천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더 깊은 곳에는 어려운 이웃들과 정성을 나눈다는 의미도 있다. 몽골은 교회가 직접 선교활동을 할 수 없는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그린 실크로드라는 현지 NGO를 통해 이 사업을 진행하지만, 현지인들은 한국교회의 후원으로 이 숲이 가꿔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이 과정에서, 한국교회가 창조세계를 살리기 위한 일에 함께 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될 거라는 기대가 있다.

“저희들은, 현지 분들이 이 일을 깊이 깨닫고 그분들이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며 생태의식을 갖기를 바라고 있어요. 성서의 여러 구절에서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축복을 주시는 장면은 숲이 아름답게 자라 숲에서 강들이 흘러나온다는 모습으로 은유 되거든요. 시편 23편, 요한계시록 22장의 새 하늘과 새 땅이 대표적이죠. 성서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축복이 울창한 숲에서 사람들이 기쁘게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할 때 숲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은총을 누리는 삶을 이 땅에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구나 저희가 은총의 숲을 이루는 곳이 원래는 숲이 있던 곳이었어요. 그곳이 사막화 되어서 나무를 심어 복원하는 거죠. 황폐하고 메말랐던 땅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그들이 직접 바라보고 체험하는 게 바로 기독교 신앙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하는 것 아닐까요.”

이 사무총장은 다행히 한국교회에는 아직 나눌 수 있는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직장인이 한 달에 커피 2, 3잔만 줄이고 한 가족이 한 달에 만 원만 모으면 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다. 그러면 일 년에 열두 그루, 십 년이면 백이십 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루게 된다.
후원 뿐 아니라, 아직 대자연이 살아있는 몽골에 직접 가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곳의 시간과 공간은 우리의 도시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흘러가는데, 그걸 경험해보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기도 하고 갑자기 돌풍이 불었다가 해가 쨍쨍 나기도 하고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무지개가 뜨기도 하는 이 대자연 앞에서 우리의 원래 삶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
“은총의 숲 나무들도 온실에서 예쁘게 가꾼 나무들이 아니라 몽골의 비바람을 어릴 때부터 맞고 자란 나무들이에요. 대자연 속에서 우리가 키우는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나란 존재가 무엇인지, 생명이 무엇인지 대면하게 됩니다. 그런 경험이 없어 요즘 사람들이 더 외로운 게 아닐까요.”
시간이 흐르는 일이 서글프지 않은 세계, 세월이 쌓여 낡음으로 귀결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날로 푸르러지고 울창해지는 세계. 우리가 유한한 세계에 살며 시간의 흐름이 축복인 현장을 숲이 아니면 어디서 경험해 볼 수 있을까. 그야말로 숲에서 경험하는 은총이다. 그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 몽골 은총의 숲에 동참하려면
은총의 숲 후원 방법은 묘목 1그루 10,000원의 묘목 기금을 후원하는 방법(후원계좌 : 농협 301-0009-6346-21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은총의 숲), 월 3,000원 이상의 정기 후원을 통해 은총의 숲 운영에 동참하는 방법, 물품을 후원하는 방법이 있으며, 묘목 100그루를 후원한 교회와 단체는 몽골 은총의 숲 현지에 후원팻말을 설치한다고 한다.
또한 각 교회의 예배와 행사에서 몽골 은총의 숲을 소개하는 영상과 설교, 자료, 공연, 후원 안내가 필요하면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국(02)711-8905, greenchurch@hanmail.net)에서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다.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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