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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사랑하는 사람들, 창의력도 생기고 여유도 얻고
특집-독일의 검은 숲·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숲을 가보다
[223호] 2018년 07월 01일 (일) 전영혜 @
   
독일의 길을 달리다 보면 온통 ‘녹색의 세상’을 만난다. 거기엔 우리에게 익숙한 비닐하우스나 방치된 구석이 없는 게, 마치 집안의 정원을 가꾸듯 마음모아 온 땅들을 함께 단장하는 것으로 보였다. 더욱이 고속도로 가에서도 빽빽한 숲을 볼 때면 이들의 나무 사랑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검은 숲’(독일어로 슈바르츠 발트)이라 불리는 독일 남부 지역의 숲은, 키 큰 침엽수림들이 꽉 들어차 있어 빛이 들어오지 않아 붙여진 이름이란다. 고대 로마 군대가 이곳으로 진입했다가 전멸당한 후 다시는 이 검은 숲에서 싸우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헨젤과 그레텔의 검은 숲
이 지역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배경이라니, 먼저 그동안 가졌던 질문에 답을 찾고 싶었다.
“아이들 동화를 왜 그토록 무겁고 잔인하게 썼을까?”
어떤 이는 15세기 당시의 가난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을 유기한 일들이 많아 그것을 주제로 쓴 것이라 했지만, 그렇게 믿고 싶지 않았는데 이 ‘검은 숲’에 다다르니 그 질문이 저절로 풀렸다.
그것은 전해오는 견해와 반대로 아이들을 숲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경고였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빛도 안 들어올 정도로 울창한 숲에 아이들이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아무리 길을 표시해 두더라도 돌아 나오기 어렵다는 것, 아주 깊이 들어가면 마귀할멈이 있을 거라 하여, 낯선 사람이나 힘센 동물들을 만날 수 있음도 나타낸 것이 아니었을까. 또 그런 상황을 만나더라도 두려움에 주저앉지 말고 용기와 지혜를 내야 한다는 의도로 마귀할멈을 두 아이가 처리했을 거란 생각. 그만큼 이 숲은 깊고 검다.

숲 속에서 유익을 얻으며
이 녹색의 마을이 ‘프라이부르크’라는 독일 최고의 녹색 친환경 도시가 된 것은 자연스런 과정으로 보인다. 60% 이상의 침엽수림에 둘러싸인 티티제 호숫가(사진)는 피크닉 나온 가족들의 여유로운 모습, 한적하게 일광욕하는 사람들과 요트를 즐기는 모습으로 자연과의 공존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 독일 유치원의 1%에 달하는 숲 유치원이 이 마을에도 있어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도구 없이 숲에서 발견한 것으로 놀이를 하며 동물을 관찰하며 당근이나 견과류를 먹게 한다고 한다. 연구 조사에 따르면 이 아이들은 일반 교육을 받는 어린이보다 상상력과 의사소통, 집중력이 뛰어나며, 벌레와 같은 위험 요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병에 덜 걸린다고 보고되고 있다. 숲 유치원 중에는 등하교 시간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곳도 있다니 정형화된 교육을 넘어선 그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창조주 하나님이 마련하셨던 인간의 터전이 동산 숲이었다는 생각과 함께 많은 예술가들이 창작을 위해 찾는 곳이 숲이었음을 기억나게 하는 시점이었다.
이 숲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향해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을 이루며 흘러간다.

비엔나 숲, 음악적 영감의 장소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1867년 그 유명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을 작곡하고 이듬해 ‘비엔나 숲 이야기’를 작곡했다. 빌헬름 뮐러의 시를 바탕으로 비엔나 숲의 아름다움을 목가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서주와 후주 가운데 5개의 왈츠를 담고 있는데 비엔나 숲 속의 봄날, 새소리와 함께 숲길을 걷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속삭이는 감성을 담고 있다. 런던과 파리를 여행하고 돌아온 슈트라우스에게 평안함 가운데 더 큰 달콤한 감흥을 주었을 비엔나 숲.

비엔나 숲은 도나우 강 북쪽에서 시작해 비엔나의 서쪽, 남쪽까지를 둘러싼 알프스 산맥 끝자락의 녹지를 말한다. 이곳은 요한 슈트라우스 1, 2세 뿐 아니라 하이든, 모차르트, 슈베르트, 리스트, 말러, 부르크너에게도 음악적 영감을 주어 그 자취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더욱이 비엔나 남쪽 숲 바덴 계곡은 베토벤이 말년에 9번 ‘합창’ 교향곡을 쓴 곳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음악가들이 그토록 사랑한 비엔나 숲. 그 숲이 준 영감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음악가들 뿐 아니라 아름다운 숲과 오두막을 그린 구스타프 클림트, 자연주의 건축가 훈데르트 바서 등도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나온 것 아닐까. 숲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으로 여름을 덥지 않게 지내고 겨울도 너무 춥지 않게 보내는 곳, 비엔나는 이 숲을 보호하기 위해 1987년, 비엔나 숲 선언을 만들어 지역 지도자들과 함께 실천해나가고 있다.

창의력, 상상력을 넓혀주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용기를 주는 숲. 그것을 위해 창조주 하나님은 우리에게 숲을 선물로 주신 것 같다.

독일·오스트리아=전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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