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가지교회, 매주 금토 1박2일 말씀 배우고 토론

7세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교회로 속속 모여들고 반갑게 서로 인사한다. 뿐만이 아니다. 학생들 25명에, 교회 교사와 부모까지 꽤나 북적인다.
지난 2012년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1박 2일로 진행되고 있는 ‘탈피오트(Talpiot)’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 모인 것.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뿌리와가지교회(정관창 목사) 금요일 저녁 풍경은 다른 교회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유태인 교육, 교회교육에 적용
원래 ‘탈피오트’는 우수 인재들을 선발해 군에서 복무하는 동안 다양한 기술 분야를 연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이스라엘 엘리트 군인 육성 프로그램으로 히브리어로 ‘최고 중 최고’를 의미한다.
결국 유태인들이 말씀을 가르쳤던 원형적인 방식을 따라 성경말씀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최고 중의 최고 신앙인을 길러내자는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인 것.
유태인 교육 전문가인 정관창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바라보고 히브리적 사고와 성경적 문화를 연구, 실제 교회 교육에 적용했습니다. 유태인 자녀교육의 핵심 주체인 아버지상을 세우면서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가 되도록 세워나갑니다. 그런 중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이 될 수 있습니다.”

탈피오트 - 최고 중 최고
그래서 탈피오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주일에만 반짝 성경공부를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산다. 부모와 학생이 각각 생활수첩을 작성하는데, 부모는 매일 성경 1~2장 읽고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매일 한 가지 착한 일을 하여 그것을 기록하며 부모들은 독서와 자녀를 위한 기도문을 써야 한다.
“부모가 성경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 보고 읽으라고 하면 아이들이 안 읽습니다. 부모가 먼저 말씀 앞에 바로 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들도 당연히 매일 말씀을 먹습니다. 또한 질문을 하게 되면 성경을 연구하게 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합니다.”
실제로 부모와 학생들은 성경주석을 보며, 히브리어와 헬라어 성경원문에서는 뭐라고 얘기하고 있는지를 공부한다. 그리고 금요일에 모여 그것에 대해 토론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갖는다. 취재를 간 날은 한 달에 한 번 학부모와 함께하는 토론의 시간이었는데, 부모와 자녀들이 머리를 맞대고 성경과 토론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느 순간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이 생겼어요. 아이들이 성경에 대해 물어보는데 저도 경건한 신앙의 습관이 생기고 자녀와의 대화습관이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토론과 암송
뿌리와 가지교회 탈피오트에는 학생 연령 및 참여시기를 고려한 등급이 나뉘어져 있다. 입학 후 6개월까지 기초과정을 ‘인큐베이터’ 과정이라 하며, 중급반과 고급반, 청년 탈피오트까지 나뉘어져 있는데, 인큐베이터 과정은 1대1 교육으로 잘 듣게 하고, 그대로 말하게 하며, 스토리 텔링으로 자기 의견을 넣어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어 <네가 어디 있느냐?-구약성경에 나타난 20가지 물음>(변순복 번역, 대서)을 중심으로 정답이 없는 탈무드식 성경토론을 갖는다. 다음날 일정 역시 토요일 새벽예배를 드리고 나서는 각기 영어회화와 악기수업을 진행하며 피르케이 아보트 탈무드 교육을 받는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부모와 함께 성경말씀을 나누고 대화하며, 또 형제자매가 없는 아이들이 많은데 한데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과 어울려 공동체 훈련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학교에서 집중하지 못 한다고 문제아 취급을 받던 아이가 성장하는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저희가 동계와 하계에 13박 14일 성경암송캠프를 해요. 주로 모세오경을 기본으로 영어로까지 암송이 가능하도록 훈련하는데 처음에는 아이들이 힘들어하지만 놀랍게도 통째로 외우고 그러지요. 1절도 못 외우던 그 아이가 마지막 날에는 성경 한 장을 다 외우더군요. 칭찬을 받고 태도가 바뀌어서 학교에서도 칭찬을 듣게 되었어요.”
이제는 알음알음 입소문이 난 성경암송캠프에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오고 캠프가 끝난 후에는 탈피오트 프로그램으로 연계가 된다. 또한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하다가 교회에서 운영하는 가온기독대안학교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나님 법대로 사는 것 전승해야
매주 수련회를 여는 것과 같을 텐데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목요일에 미리 모여 토론과 교육내용을 준비하는 교회 교사들의 헌신과, 힘들어도 부모가 직접 성경을 가르치고 나눠야겠다는 엄청난 결단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자녀의 신앙교육에 대한 고민이 철저하게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런 결단이 나오는 것이지요. 기독교 신앙은 행함이 따르는 ‘동사’여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형용사’ 중심으로 내 느낌을 중시하고, 은혜 받은 말씀에만 순종합니다. 우리는 모든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신앙을 문화라는 그릇에 담아 천대까지 전승해야 하기 때문에 ‘습관화’가 중요합니다. 성경을 읽게 하고, 그 뜻에 집중하게 하고 실천하게 하는 일을 다른 누구가 아닌 우리들이 해야 합니다.”

정관창 목사는 힘을 주어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평생 어떻게 해야 하나님 법대로 사는 것을 가르칠 수 있을까를 우리는 고민해야 합니다. 저희 교육 정신인 ‘슈마-행하겠습니다 말씀하십시오’(신명기 6:4-9), ‘에이드-성경의 증인이 되겠습니다’(신명기 6:4), ‘아사-온 힘을 다하여 말씀을 실천하겠습니다’(출애굽기 24:7, 시편 103:20)에 따라 각자 주어진 재능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세상의 리더가 되도록 격려하겠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교회 성장이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된 하나님 일꾼 만드는 것입니다.”

늦은 밤 피곤할 텐데 아이들은 신나보인다.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도 서로를 존중하며 토론을 벌이는 모습에, 부모와 눈을 마주치며 말씀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눈망울에 가슴이 뛴다.

탈피오트 토론 블로그 : https://blog.naver.com/talpiot1
문의 : 031)979-0690, 010-2276-0613 송은영 전도사

이경남 기자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