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의 이야기다. 아내가 마비증상으로 얼굴이 약간 일그러진 장모님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장모님이 60대 중반이셔서 건강에 대해 염려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사진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좀 늦은 시간이라 아침에 안부전화를 드려야지 마음을 먹은 순간 ‘아마 친어머니이셨다면 바로 전화했겠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으나 가슴이 답답해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눈을 떠보니 1시 30분. 기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릎을 꿇었다. 무심했던 내 마음을 책망하며 회개기도를 했으나 여전히 마음은 어려웠다.

다시 기도를 하던 중 주님께서 말로만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회개하기를 바라시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전에 주님을 사랑하듯 어머니를 사랑하라고 내게 명하셨던 주님이 기억났다. 역시 주님은 주님을 사랑하듯 장모님을 사랑하기를 바라셨다.
옆에 잠들어 있는 아내를 깨우게 될까봐 소리 없이 눈물 흘리며 회개하고 장모님을 주님 사랑하듯 사랑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데 기도하는 가운데 너무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장모님 모습이 떠올랐다. 주님이 장모님을 바라보시는 그 시선대로 나도 장모님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최근 장모님께서 음식을 잘못 드셔서 탈이 나셨다. 그때 회개했었는데 역시 바쁘다는 핑계로 잘 찾아뵙지도 못하고 잘 챙겨 드리지도 못했다. 마음만 있었지, 실제로 섬기지 못하는 나 자신을 이 글을 쓰며 다시 돌아보게 된다. 다시금 주님이 주신 사랑의 힘으로 섬기며 살아야 한다고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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