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때가 있었어요. 그 땐 맘만 먹으면 원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을 수 있을 것도 같았지요. 그런데 내 눈이 얼마나 욕심이 많은지 내 입술이 얼마나 가벼운지 내 손과 발이 얼마나 쉽게 넘어지는지 깨닫게 되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익숙하고 단단해질 것 같은 나의 의지라는 것이 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약해져 아무 것도 내 힘으론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아요. 그렇게 자아가 무너지고, 어느 새 또 쌓인 벽이 또 무너지는 걸 반복하면서 어쩌면 내 것은 쌓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요. 또 무너질 테니 말이지요. 난 절대 그러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주님의 은혜가 필요하지요.

난 절대로 주님을 부인하지 않으리라 장담했던 베드로처럼 마치 난 절대 그러지 않을 것처럼 누군가를 비판하고 마음이 단단했던 날이 얼마인지, 작은 유혹에도 쉽게 넘어지고 조그만 것도 움켜쥐는 날 닭이 울 때마다 발견하는 것 같아요. 내 힘과 의지로는 설 수 없고, 지킬 수 없기에 주님의 은혜를 구해요.
“주님, 저는 너무 연약합니다. 주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내 눈이 보이는 것에 유혹되지 않고, 내 입술이 거짓과 자랑에 사용되지 않기를, 내 손이 탐욕으로 움켜쥐지 않기를, 내 발이 넘어지지 않기를 말이지요. 무너진 자아 위해 다시 단단히 세워져 가는 것이 있다면, 주님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믿음뿐이지요.
내 허물과 연약함을 깨달을 때마다 마음은 무너지나 기쁨이 따라오는 건 내가 약하여 넘어지고 할 수 없는 그 곳에서 예수님이 일하기 시작하신다는 사실이지요. 그 기쁨이 내가 무너지는 아픔보다 더 크기에 나의 약함조차 감사할 수밖에요. 버릴 것 없는 인생, 버릴 것 없는 기쁨, 버릴 것 없는 감사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이루시는 것이었어요. 나는 다만, 주님이 일하시기를 기도할 따름이지요.

예수 믿으세요. 내가 약한 그 곳에서 예수님의 능력을 경험할 거예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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