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편인데, 더운 나라를 걷고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이 좋지 않아서 피로를 빨리 느끼고 땀은 비 오듯 쏟지만 땅을 밟으며 걷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랫동안 질문하고 고민한 주제였습니다. 내가 찍은 사진들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또한 예술성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창조성이 투영된 결과이니 의미가 있습니다. 그밖에 수많은 답변이 있지만 그러나 몸과 마음을 잡아 끌만큼 강력한 답을 찾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어느 날 아주 단순한 답을 주셨습니다. 그저 기도하라 말씀하셨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길을 걸으며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질문에 비켜선 것 같은 주님의 답은 새로운 길로 이끌었습니다. 뉴욕의 거리를, 일본의 골목을 종일 걸으며 기도하게 만들었고, 아프리카에 우물을 만들거나, 글을 쓰고 사진과 그림을 그리게 만들었습니다.
34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오늘도 종일 걸으며 기도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기도했고, 아이들의 머리에 손을 댈 때마다 기도했습니다. 개구쟁이 꼬마 아이들이 구정물을 튀기며 물에 뛰어드는 모습을 바라보며 기도했습니다.

오늘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궁금할 때, 이 일을 하는 이유가 궁금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또는 너무 많은 일을 할 때, 기쁠 때, 아플 때, 절망하여 눈물을 쏟을 때, 주님께 물어보세요.
오늘 내게 필요한 답은 논리적으로 그럴듯한 답이나 정돈되고 합리적인 답이 아닙니다.
기도를 통해 주님을 만나게 되면 그래서 주님의 마음이 부어지면 우리는 그때마다 본능적으로 정답이나 방향을 알게 됩니다. 우리를 지으신 분이 우리를 살게 하십니다.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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