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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숲
[222호] 2018년 06월 01일 (금) 김안식 @
인류의 최초 주거지는 숲이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지으실 때 아담부부를 지으시고는 그 거처를 에덴에 마련해 주셨다. 에덴은 각종 나무들이 자라는 동산으로서, 아담부부는 동산 중앙에 자리한 생명나무를 중심으로 아름답게 우거진 숲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였다. 그러고 보면 숲은 인간과 애초부터 뗄 수 없는 깊은 관계였다.
숲은 신비한 곳이다. 약간의 정적과 긴장이 깃든 숲에는 온갖 나무와 풀이며 다람쥐, 청설모, 산토끼, 노루, 솔새, 박새, 어치, 굼벵이, 개미, 여치, 매미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생물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간다. 또한 숲은 온갖 생물의 살림집이다. 심지어 맹수까지도 먹이사슬의 정점에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며 모두 함께 살게 한다. 그래서 숲이 건강하면 거기에 속한 생명들도 건강하다.

숲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며
오래 전 우리 땅은 호랑이가 출몰할 만큼 숲이 무성했건만 일제강점기와 6·25한국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졌었다. 그러나 벌거숭이산을 살려내려고 온 국민이 애를 써서 마침내 대한민국의 산림녹화 정책은 성공 모델이 되었다.
지금 정부는 산림정책의 성공 노하우를 북한에도 전수하려고 준비 중이다. 더더욱 지자체들이 앞 다퉈 둘레길, 출렁다리를 만들어 너도나도 숲길을 걷고 산행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 숲을 즐기려고만 하지 숲을 소중히 아끼며 가꾸는 마음이 부족해 보여 안타깝다. 산행할 때 가장 마음 아픈 일 하나는 핏줄처럼 얽힌 앙상한 뿌리들을 사람들 발밑에 고스란히 드러내놓은 나무를 볼 경우다. 애처로워 차마 밟지 못하고 지나다가도, 전혀 배려 없이 자기 편할 대로 짓밟고 간 흔적들이 눈에 띄어 마음 몹시 아리다. 사람들이 무심결에 나무뿌리를 밟고 지날 때마다 나무는 살이 닳고 깎이어 몸서리를 친다.
그뿐 아니라 숲에 가면 여기저기 쓰레기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아름다운 해변을 망치고 바다 생태계를 어지럽히는데, 산도 바다 못지않다. 길섶에 떨어진 과자 껍질들, 담배꽁초와 술병까지 굴러다니기도 한다. 도대체 누구에게 치우라고 버리고 갔을까?

숲을 사랑하길
숲을 사랑하자. 숲을 사랑하여 세심히 돌보자. 사랑은 관심이다. 사랑은 너를 위해 내 수고를 아끼지 않음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너를 살리고 너를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나도 함께 행복하게 살리는 행복의 열쇠가 사랑이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라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사랑할 사람이 누군가? 사랑의 마음으로 야생화 한 송이에도 감동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 누군가? 그는 늘 사랑으로 행복의 문을 열어서 모두 함께 감사로 새 아침을 맞게 할 것이다.
그 숲을 찾으러, 숲길을 걸으러 굳이 산티아고에 가지 않아도 된다. 숲은 멀리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심에도 숲이 있다. 교회 앞 공원에도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들어 이젠 많은 이들이 쉬어간다. 삭막한 모래 운동장에 소나무를 심을 때 정말 기뻤다. 가문 여름에는 교회 수도에 호스를 연결해서 물을 주기도 하였다. 비록 숲이라고 말하기엔 초라할지라도 지치고 곤한 도시인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동산이 되었다.

벌써 유월이다. 점점 일찍 찾아오는 더위와 함께 6·25를 생각하면 유월은 어서 지나가고 싶은 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유월이 덥고 힘들고 슬프기에 오히려 찾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사람들 마음을 끄는 유월의 숲이다.
바쁜 일상에 길들여진 익숙함에서 퍼뜩 정신을 차리고 상쾌한 일탈을 꿈꾸자. 잠시 숲에 빠져들어 깊은 심호흡으로 나무들의 맑은 숨결을 들이마시자. 그래서 심신의 원기를 회복하자. 1보 후퇴가 2보 전진일 수 있다. 유월의 숲이 유혹의 숲이라고 해도 좋다.
가자, 유월의 푸른 숲이 저기 있다.

김안식
강서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회원으로 <다산의 목민심서와 선비설교자>를 비롯하여 다수의 시집과 칼럼집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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