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C 국제본부 박태수 선교사

‘땅끝을 가다’란 코너를 통해 아름다운동행 독자들에게 눈물겨운 오지선교 현장 이야기로 감동을 전해주고 있는 박태수 선교사(사진)가 4월 하순에 잠깐 한국을 방문, 귀한 만남을 가졌다.

박태수 선교사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CCC 국제선교본부에 소속되어 지난 20여 년 동안 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현지인 사역자와 교회가 영적 재정적 자립을 하도록 도우며 현지인 중심의 교회개척이 일어나도록 훈련하는 사역을 해오고 있다. 그렇기에 본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세계 도처의 미전도 종족을 만나기 위해 직접 산 넘고 바다 건너 찾아가고 있다.
“현지에 들어가면 전기가 없는 곳이 많아요. 날이 어두워지면 현지인 사역자들은 자기 거처로 돌아가면 깜깜한 밤, 숙소에 홀로 남게 되지요. 칠흑같은 어둠 속에 하늘의 별빛만 총총한 아프리카의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너무 서럽더라고요. 항변하듯 마음으로 소리쳤어요. ‘하나님, 내가 뭔데 이런 고생을 해야 합니까.’ 그때 하나님께서 제 마음속에 이렇게 단 한마디를 말씀하셨어요. ‘태수야, 내가 안다’고. 이 짧은 한마디가 얼마나,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어요.”
시간이 흐른 뒤인데도 박 선교사는 그 이야기를 전하며 순식간에 그때의 감격에 젖어 눈물을 훔친다. 이미 지면에 소개된 이야기 말고도 얼마나 많은 수고와 애씀이 그 안에 있었을까 짐작이 되는 순간이었다.

“저는 ‘개척’은사가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개척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그게 하나님 은혜인데요. 어려운 것은, 개척해주지 않고 개척하도록 현지인들을 코칭하며 ‘기다려주는 것’이에요. 물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하잖아요. 어렵지만 결국 그 방법이 맞습니다.”
현지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믿음이 자라서 스스로 교회를 세우고 또 자립하도록 기다리며 조급한 마음을 진정시켜가며 코칭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선교사(사람, 돈)를 의지하게 되어, 자신들의 교회를 자신들의 사역이라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초기 한국교회 이야기를 그들에게 그대로 해주면 됩니다.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모든 것을 바쳐 교회를 세웠지만, 하나님은 그 헌신자를 망하지 않게 하셨잖아요. 아주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선교를 나간 우리들이 그것을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박 선교사는 그동안 중동지역 여러 곳과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를 순회하며 이런 방식으로 선교해 왔고, 지금은 라오스에 집중하고 있다. 그들에게 복음으로 도전하며 꿈을 심어준다.
“라오스에는 공인교회와 지하교회가 있습니다. 민족복음화를 이루려면 이 두 교회가 연합하여 사역해야 하지요. 그래서 이 두 교회 대표들과 계속해서 교제하고, 리더들을 모아 훈련을 시키는 등 민족복음화의 열망을 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입에서 이젠 ‘우리 민족 복음화는 우리가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이 복음으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라오스의 영적인 토양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 그는 선교사의 고단함을 다 잊는다.

“선교단체는 선교지의 공기, 선교지의 영적 토양을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거기에서 변화된 사람들이 교회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 들어가 역할을 감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선교단체가 동력을 가지려면 교회의 지원이 필요해요. 토양을 바꾸는 일을 맡은 선교단체와 직접전도와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조직교회 사이에 선순환이 일어나야 하는데, 갈수록 살아남기 위해 폐쇄적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복음이 민족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선교단체와 교회가 연합하여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전 세계 죽어가는 영혼들을 품기를 원합니다.”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홈페이지(www.gcx.org/upg)를 들어가 보면 ‘4,306,743,425’이라는 수가 크게 눈에 띈다. 바로 아직 미전도종족으로 남아있는 이들의 수이다.
“43억이 넘는 이 영혼들이 복음을 듣지 못하여 ‘미전도종족’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거기까지 가서 복음을 전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번만이라도 가서 복음을 전하고 마을마다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이 사명, 미전도종족 개척선교의 길을 동역자들과 함께 끝까지 걸어갈 것입니다.”
짧은 방한일정을 마치고 서둘러 다음 길로 떠나야 하는 박태수 선교사와 현지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역자들을 위해서 ‘기도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땅끝의 사역임을 깨닫게 한다.
“제가 힘들지만 글을 써 보내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사역 현장에 있으면 기도가 너무나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땅끝을 가다’를 읽으시는 분들이 기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위해서도, 그 땅의 사람들을 위해서도 한번만이라도 가슴에 품고 기도해 주세요.”
박 선교사는 독자들이 이 한마디만을 기억해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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