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2.10 월 16:00
 
> 뉴스 > 특집/기획 > special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김형석 교수에게 듣는 산다는 것의 의미
특집-마침표, 찍어가는 것
[220호] 2018년 04월 01일 (일) 김형석 @

마침표는 한번 찍을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몇 번 찍어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인생의 후반기를 맞는 사람들의 태도 가운데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간과해 후기 인생을 흘려버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올해로 99세, 백수를 맞는 김형석 교수는 그런 이들을 위해 ‘제2의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을, 제대로 마무리해가는 삶의 태도를 알려줍니다. 이 글은 일가재단에서 주최한 제280회 일가조찬모임에서의 김형석 교수 강연을 요약한 것입니다. <편집자 주>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60에서 75세
대학에서 퇴직 후 20년이 지나니 80대가 되었습니다. 친구인 안병욱 선생, 김태길 선생을 만나 셋이 이런 저런 얘기 하다가 80이 넘도록 살아보니까, 우리 인생에도 계란의 노른자만큼 알차고 행복했던 나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 몇 살쯤이었을까? 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50부터 아니었을까? 일은 많이 하지만 인간적으로 성숙하지는 못했다는 얘기였습니다. 사회인으로 자격을 덜 갖추어 50은 너무 이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자님 말씀처럼 60쯤 되니까 내가 나를 믿을 만큼 지도자로서 자신도 생기고 가정을 떠나 사회인으로 자기 발견도 이뤄지고 역시 60부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는 얘기였습니다. 지도자 자격도 생겼으니 노력하면 75세까지는 누구나 성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나를 믿을 수 있고 성장이 계속되는 나이인 75세까지가 제일 행복하고 보람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75세부터는 행복을 연장하는 문제
그 다음 75세가 되면 얼마나 삶을 연장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우리 주변 사람들을 보면, 김수환 추기경은 87세에 돌아가셨는데, 1년 전까지는 충분히 일을 했습니다. 김태길 교수는 89세에 돌아가셨는데 그 분은 반년 전까지 일했습니다. 안병욱 교수가 마지막 TV에 나온 것을 보니까 91세였어요. 종합해보니 80대 후반에서 90세 가까이까지는 연장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2인생은 60~75세까지 성장하고 유지하는데, 90까지는 마음 놓고 살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60세에 제2마라톤을 시작해서 90세까지는 달려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2의 인생인 것 같습니다.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60부터는 제2의 인생을 위해 내가 나를 키워야 합니다. 젊어서는 학교에 다녀야 하고 직장을 다녀야 하는데 60부터는 자신을 스스로 키워야 하는 책임이 부과됩니다. 쉽게 말하면 그 책임을 콩나물에 물을 주듯 항상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여야 하며, 인간관계도 성숙하게 맺을 줄 알아야 하고 사회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내 인생관과 가치관을 확립하여 살아가며 ‘내가 나를 키우는 것’입니다.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가장 일반적인 것은 역시 책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나이 들어서도 행복한 사람은 계속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입니다. 독서를 하면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사회적으로도 풍부해집니다. 근대 역사를 돌아보면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세계를 지배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적어도 100년 이상 국민 80% 이상이 독서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춘원 이광수 선생, 육당 최남선 선생 때쯤 독서가 시작되어 해방 이후 미국, 유럽에서의 유학이 늘면서 독서를 배우게 됐습니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문화라는 밭에 씨를 뿌리게 준비해주는 것입니다. 독서운동은 국가의 장래에 영향을 줍니다. 우리 국민이 백년을 이어가며 독서를 한다면 우리도 세계에서 부럽지 않은 선진국으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의 행복은 인간관계에서 옵니다. 인간관계가 깨지면 행복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가정안의 불화가 사회로 번지게 되면 국가도 어렵게 됩니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너무 소홀히 하고 살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또한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후배들이 잘하겠지 하면 안 됩니다. 일은 젊은 사람들에게 맡겨도 지도력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선배, 어른에 걸맞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합니다.

민족과 나라 걱정하는 사람이 되어야
중학교 입학 후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이제 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나와 내 가정만 생각하면 그만큼밖에 성장하지 못한다. 항상 내 직장에서 직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이웃을 위해 노력하게 되면 직장의 주인이 되고 지역사회 지도자로 커질 수 있다. 또한 항상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며 살게 되면 그 자신이 그만큼 더 커질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 정신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나라의 공직자들도 이념의 편향 없이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세워져야 합니다.
내 친구 안병욱, 김태길 선생도 60까지는 항상 학문만 얘기하다 60 넘어서는 정치를 걱정하며 가치관을 얘기했습니다. 21세기를 살기 위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 이런 사람들은 아무런 보직이 없이도 퇴직 후에도 전부 사회에서 일을 합니다. 세상 떠날 때까지 일합니다. 그 관심이 일을 불러온 것입니다.
내 삶의 목적 자체가 ‘나’를 위해 제한되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러나 더불어 살면 행복합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가르침과 우리의 책임
서울 중앙고등학교에서 교사 시절, 인촌 김성수 선생 밑에서 배운 인간관계가 다음의 4가지입니다.
첫째, 아첨하지 말라.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하는데 절대 아첨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하고 가까이 두어서도 안 됩니다.
둘째, 비방하지 말라. 내가 성공하기 위해 동료를 비방하거나 욕하면 안 됩니다.
셋째, 편 가르기 하지 말라. 집단이기주의가 있는 사회는 성장하지 못합니다.
넷째, 나보다 유능한 사람이 있으면 밀어주고 나보다 좋은 사람 있으면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저는 이렇게 배웠는데 요즘은 이런 것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신앙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저 교회만 열심히 다니고 신앙생활 하면 됩니까? 달라져야지요. 전도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범을 보여줘야 합니다.
성숙한 인간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며 예수님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릇만큼 사용하십니다. 그릇이 작으면 작은 것밖에 못 받아들입니다.
제2의 인생을 통해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사회가 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이곳에 주님께서 우리와 더불어 계시면서 내가 너희를 향한 기대가 너무나 크다, 세상이 너무 어둡기 때문에 너희가 빛이 되어야겠고, 세상이 너무 맛을 잃었기 때문에 너희가 소금이 되어야겠다, 말없이 조용히 누룩의 책임을 감당하며 인간적으로 성실히 살면서 하나님 나라 건설에 모범을 보여 달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진정한 삶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나의 인생 2모작 준비론

인생 이모작을 위해 해야 할 일
제2의 인생은 60세부터라는 이야기를 일반적으로 합니다. 60세쯤 되면 자녀들이 독립해나가고 해서 가정에서 해방되고, 직장과 사회에서 해방됩니다. 그 때 재출발하는 사람은 70, 80, 90세까지도 행복하게 살고, 60세가 되어서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은 인생을 방치하게 되는 것입니다.
60대에 제2의 인생을 위한 세 가지 일이 있습니다. 그 중 첫째는 ‘무조건 공부하라’ 입니다. 과거부터 하던 사람은 계속하면 되고, 하지 않았던 사람은 바로 시작하면 됩니다. 공부를 하면 내 인생이 성장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 가운데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독서입니다.
두 번째는 ‘취미활동을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몰랐던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고 인생을 보람 있게 살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한 할머니는 76세가 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까지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걸 보면서 그 할머니가 얼마나 행복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특별히 예술분야의 취미활동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세 번째는 ‘절대로 놀지 말라’는 것입니다. 논 사람은 마지막 30년을 잃어버립니다. 일하는 사람하고 집에서 노는 사람하고 누가 더 행복하냐면 일하는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선진국은 나이가 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활동을 합니다. 장수하는 나라로 알려진 일본을 여행하다보면 노인들이 놀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해 전 미국에 갔을 때 서울에서 고등학교 교장을 지낸 분과 토요일 점심을 같이 먹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양해를 구하며 일하러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금을 타는데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보니 미국에서는 노는 사람이 바보라며 부인과 함께 파트타임으로 병원에서 2시간씩 청소를 한다는 겁니다. 돈을 모아서 유럽을 여행하고 성지순례를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앞의 세 가지를 다 안하는 사람은 인생을 60으로 끝내는 것이고, 이 세 가지를 다 하는 사람은 제2의 인생을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났다. 일본 조치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시카고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의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로 철학 연구에 대한 깊은 열정으로 많은 제자를 길러냈고 <고독이라는 병>을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저술했다.

ⓒ 아름다운동행(http://www.iwithjes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표지 보기
제7회 감사이야기 공모전 결과 발...
응답하라, 우리들의 크리스마스!
“평화의 기도가 울려 퍼지던 밤”
노숙인 그림 에세이 함께 펴…7개...
뿌리에 대한 고찰
말씀 캘리그라피로 대만에 복음 전...
'고요한 밤 거룩한 밤' 200주...
‘한국의 슈바이처’, 故 문창모 ...
알림판
예수의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