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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삶을 깊이 사랑하게 해요”
특집-각당복지재단 김옥라 명예이사장 인터뷰
[220호] 2018년 04월 01일 (일) 박에스더 기자 hipark@iwithjesus.com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음이란 것이 갈라놓을 때의 아픔과 상실감은,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고통입니다. 각당복지재단의 설립자로,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를 이끌어온 김옥라 선생님(1918년생 · 각당복지재단 명예이사장)에게서 이 운동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Q. 김옥라 선생님은 처음으로 ‘삶과죽음을생각하는모임’을 시작하셨지요? 우리나라 자원봉사의 개척자이신 선생님께서 또 ‘삶과 죽음’의 분야를 개척하신지 벌써 30년이 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이지만, 갑자기 당하고 보면 그 충격은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알고부터였습니다. 제가 뜻밖에 1990년에 남편을 앞서 하늘나라로 떠나보냈어요. 남편이 간경화 치료차 갔던 동경여대 부속병원에서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어 예고 없이 세상을 떠나고 나니, 그 충격과 상실감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습니다.
허구한 날 ‘죽음이 무엇이기에…’를 질문하며 몽상에서 헤매었습니다. 어느 날에는 그 질문과 함께 땅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느낌을 받았고, “죽음을 탁상 위에 올려놓고 공론에 부쳐라”는 영혼의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죽음을 공론할 대상을 찾아 나선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만큼 삶을 사랑하게 되고 더 진지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Q. ‘죽음을 탁상 위에 올려놓고 공론하라’는 울림이 선생님께 소명召命이 되었군요. 공론의 첫 대상이 된 처음 동지들은 어떤 분들이셨을까요?
= 그때 윤보선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영부인 공덕귀 여사께 조심스럽게 전화로 여쭈었어요.
“사모님, 죽음에 대해 함께 얘기해 보시겠습니까?”
공 여사께서는 마치 내 전화를 오랫동안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반겨 호응해주셨습니다.
“네, 그랍시다.” 경상도 사투리로 ‘그랍시다’를 연발하셨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박대선 연세대학교 총장이셨어요. 천사와 같이 아름답던 정비다 사모께서 같은 해 11월에 돌아가셨습니다. 박 총장님도 첫마디로 환영하셨습니다. 이어 이태영 박사, 김자경 선생, 박영숙 여사, 김인자 교수 등 배우자와 사별한 지인들에게 연락했더니, 예외 없이 전원 찬동하시더군요. 그때 저는 소명감이 더 깊어졌고, 백만 대군을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Q. 그분들과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의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로 정착되었는지요?
=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는 저희 집에 점심을 차리고 이분들을 모셨습니다. 그날이 1991년 3월 19일, 동의해주신 분들이 전원 참석하셨습니다. ‘죽음에 대해 공론하자’는 제안에 모두 공감하여, 우리는 바로 두 번째 모임에서 정관을 완성했습니다.
모임의 이름을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라고 정했습니다. 모두들 이 일을 발의한 저를 초대회장으로 추대했습니다.

Q. 우리 사회에서 좀처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론하기 어려운데, 초대회장으로서 어떻게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를 이끌어 오셨습니까?
= 소명감에서 발의했고 거기에 초대 회장의 책임까지 더해지니, 마음도 몸도 분주하고 바빴습니다. 창립 기념 강연회를 열었는데, <죽음의 의미와 그 철학/김동길 교수> <죽음 준비의 필요성/김인자 교수> 두 특강이 연세대학교 강당 1천석을 가득 메웠더군요. 일반적으로 ‘죽음’이라는 단어사용도 기피하는 정서인데 어찌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진지하게 강의를 들을까, 매우 놀라웠어요.
죽음과 죽음준비에 대한 계속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로부터 ‘죽음이 무엇이기에’를 추구하는 구체적인 작업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Q.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의 목적과 계속교육의 내용, 그리고 죽음에 대한 연구의 구체적인 작업은 어떤 것들이며, 그 핵심 내용은?
=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구하여 죽음 회피와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불식시키고, 삶의 바른 가치를 정립하도록 도움으로 이 세상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데 이바지하자는 것이 이 모임의 목적이지요.
그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것이 ‘독서운동’입니다. 모여서 죽음의 의미와 그 준비와 관련된 저명한 도서들을 함께 공부했습니다. 또한 종교지도자들(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이병주 이사장 등)에게 설문지를 보내 의견을 들었고, 각계 명사들의 릴레이 대담을 하며 열심히 배웠습니다.
죽음준비에 관한 해외의 훈련이나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며 배웠고, 관련 명사들을 방문하기도 하고 한국에 초빙해서 강의를 듣기도 했습니다. 개척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진보와 보람이 늘 있었습니다.

Q. 삶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행복한 인생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일까요?
= ‘죽음이 삶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는 하루하루의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오는 것입니다.
순간순간을 아름답게 사는 것이 곧 행복한 마침표를 찍는 왕도王道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끝자락까지 삶을 사는 것입니다.

Q. 32년 전에 설립하여 지금까지 섬기고 있는 각당복지재단 사역의 내용은?
=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의 창립이념은 “창조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자원봉사를 통하여 하나님 사랑을 배워 세상을 자원봉사로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일”입니다. ▲상담사들 교육과 법무부 준법지원센터에 배치상담 ▲무지개 호스피스 연구회 운영(교육&케어)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 운영(죽음준비교육) 등입니다.
이밖에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육과 봉사 전반의 사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Q. 이렇게 100세까지 현역으로 뛰시는 사역의 보람은?
= 32년 전 ‘자원봉사’(Volunteer)라는 용어도 친숙하지 않던 때 가장 먼저 이 사역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우리 사회에 자원봉사라는 개념이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을 보며 매우 보람을 느끼고, 또 기뻐합니다.
특히 각당복지재단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자원봉사 활동과 호스피스 케어를 계속하시는 분들, 그리고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에 참여하여 전문가가 되어 사회 지도자로 활약하는 우리 자원봉사자들을 보며, 우리에게 이 사역을 하도록 특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이 늘어나고 세상이 조금씩 변모해가는 것을 보며 보람을 맛보고 있습니다.

Q. 매일의 기도와 꿈은?
= 제 매일의 기도와 꿈은 우리나라 전 국민이 자원봉사자가 되어 섬기고 돌보는 일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자원봉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들의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이별)에 대해 준비하는 만큼 삶이 진지해지고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을 깨달아 많은 사람들이 삶의 부요을 맛보도록 돕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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