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 기쁨지기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인생의 울타리 넓히는 행복한 선택, 입양

<너라는 우주를 만나>
김경아 지음/ IVP

지은이 김경아는 결혼 25년차,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로 살아오면서 어렵게 두 딸을 낳았지만 셋째 아이를 입양으로 데려와 살자는 남편의 제안에 딸들까지 힘을 실어주었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의도도 잘 모른 채 희은이를 입양한 가족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어느새 희은이가 중학교 2학년, 이제 반항기에 접어든 희은이는 하나님을 믿지 않지만 부모님을 위해 교회에 나가주겠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단다. 이런 모습이 그저 우습고 귀여운 이 가정의 일상이다.
“근데 엄마, 진짜 웃긴 질문이 뭐냐면요, 애들이 ‘그 엄마가 너를 사랑해 줘?’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는데?”
“얘들아, 집에서 나는 막내야. 막내가 제일 사랑받는 거야. 그리고 사랑해 주려고 입양하는 건데 당연히 사랑해 주지, 안 사랑하겠어?”
가족을 이렇게 잘 설명하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 누가 낳았는가보다 어떻게 사는가로 가족이 만들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인생’이지만, 사랑은 그 길을 걷게 한다. 바로 그 사랑으로 신뢰가 쌓일 때 함께 자라가는 가족에게 편견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내가 낳은 아이가 아무래도 더 예쁘지 않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질문에 대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는 단연코 제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제일 좋아요. 내가 낳은 아이든 입양한 아이든, 제 말을 안 듣거나 심하게 고집을 피우면 끌리기는커녕 외계인을 보는 것 같을 때도 있어요. 희은이는 입양을 했어도 저와 성향이 비슷해요. 그래서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어요. 저는 피에 마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같이 먹고 같이 자고 수다를 떠는 시간을 포함해서 일상을 함께하면서 세월을 쌓아가죠.”

자신의 눈높이도 이들처럼 낮아져야

<아이큐 86 -세상에 감동을 선물하다>
문영천 지음/ESP출판부

광주 예수사랑교회를 섬기는 문영천 목사의 신나는 라이프스토리가 담긴 책. 본인은 평범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읽으면서 웃다가 눈물겹다가 재미에 빠지게 하는 책이다.
예수를 만나지 못했다면 자기는 조폭이 되었거나 제비족이 되어 뒷골목 왕자로 살았을 거라는 그는 광주에서 잘나가는 학원강사로 돈도 많이 벌던 평신도였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학원 강사를 그만둔 채 신학을 공부했고, 개척교회를 시작했다.
평신도, 집사, 장로, 목사를 거쳐 시작한 교회개척이 이렇게 즐겁고 재미난 것임을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시작했을 걸 늦었다고 적고 있는 저자는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적어두었다가 SNS에 올렸고, 팬들의 성원으로 출판하게 된 것.
예수사랑교회에는 지적장애인이 3명. 이들을 양자처럼 돌보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에는 차별하지 않고 영혼을 사랑하는 한 목자의 내면의 빛이 오롯이 빛나고 있다. 자신의 눈높이도 이들처럼 낮아져야 비로소 다가갈 수 있는 사랑이 된다는 것, 지적 장애인들과 재미나게 살만큼의 아이큐 86으로 살고 싶어 한다.
축구를 좋아해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다 김치찌개를 끓여서 함께 먹다보니 아이들 전도가 되고 부모를 떠나 아르바이트 하는 청년들을 위해 늘 반찬과 밥을 준비해두다 보니 청년들이 교회에 모이고 딱 99명만 목회하자고 다짐하고 새해부터는 매주 새로운 영혼을 전도하지 않으면 점심을 굶기로 결단했다는 목사님 얘기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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