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모으는 돈이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도 작은 돈을 보태어 제가 만나본 열방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아프리카 차드의 식수사업, 강진이 있었던 네팔 등입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내전 등 현지 상황이 여의치 못해서 그곳 전문가들과 다른 도움이 필요한 곳을 논의하다가, 결국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곳은 많았지만 저는 왜 기다려 보기로 한 걸까요? 이 결정을 두고 혼자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일렬로 줄 세워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을 순서대로 돕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공평한 것 같지만 그런 방식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이 기계적이지 않고 인격적이라고 믿는다면 하나님이 마음을 허락하시는 곳에 머무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작은 씨앗을 심고 잘난 척 하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면 족하다고 믿습니다.
곧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올해도 열방의 여러 곳을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만나게 하시는 사람과 만남은 무엇일까, 작은 씨앗을 심게 하실 땅을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그곳에 서게 되면, 어려운 현실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바라보면 자주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구보다 예수님의 재림을 바라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예수님이 오시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어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도무지 역전될 것 같지 않은 사회구조와 아픔 속에서 간절히 주님을 기다릴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오시기 전까지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실까요?

이요셉
색약의 눈을 가진 다큐 사진작가. 바람은 바람대로, 어둠은 어둠대로, 그늘은 그늘대로 진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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