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시간, '다르게' 다스려라

사실, ‘시간’에 관한 얘기는 ‘삶’에 관한 얘기다. 주어진 날들을 그저 따라가며 사느냐 자신이 시간을 주도해 채워 가느냐에 따라 마음에 느껴지는 즐거움은 차이가 나고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코넬대 칼 필레머 교수는 ‘시간이 삶의 본질’이라고 하며 시간을 정직하게 대해야 함과 함께 걱정으로 낭비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시간을 잘 사용하는 과제는 스케줄이 너무 많아 할 일이 쌓이는 사람은 물론, 반대로 삶을 대하는 자세가 늘어져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람이 짚어야 할 부분이다.

청소부 밥 아저씨 이야기
세상의 모든 비즈니스맨에게 바친다는 동화 같은 책 <청소부 밥>에는 사람들이 퇴근한 후 사무실들을 청소하는 밥 아저씨가 나온다. 테이블의 컵들을 치우고 휴지통을 비우며 바닥을 닦는 일을 마치 피트니스 코스를 따라가듯 노래도 부르며 자신의 스타일로 해나가는 청소부 밥 아저씨. 하지만 그에게도 몇 년 전 아내를 잃고 다니던 직장서 퇴직한 후 저녁마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그가 청소부로 일하게 되어 마치 청소 공연을 하듯 그 시간을 즐겁게 지내면서, 사무실에 남아있던 젊은 사장과 대화를 나누게 되는 장면들은 시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하게 한다.
“이렇게 ‘일’만 하고 살다가는 과로사하거나 이혼당할 거 같다”는 젊은 사장, 이에 대해 밥 아저씨는 매주 재충전을 위한 지침들을 하나씩 준다. 그것은 일만 하던 시간을 나누어 의미로 채우라는 것과, 가족을 위해 밤낮 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의 축복을 누리라는 것이다. 지나가는 세월 속에 중요한 과정들을 놓쳐 나중에 안타까워하지 않으려면 지금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거라고.
또 밥 아저씨는 크고 작은 접시들을 닦으면서 사회 속 다양한 사람들을 생각해 볼 수 있고, 빨래를 문지르면서도 엉켜있는 머릿속 걱정들을 씻어내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시간을 능동적으로 대하는 사람에게는 일도, 우연한 만남도 충만한 느낌으로 채워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게으른 사람은?
게으른 사람은 공통적으로 성실성이 부족하면서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둔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불안과 긴장이 높아 집중이 안 되는 사람의 경우 걱정하느라 할 일을 못하고, 아예 둔감한 사람은 누가 뭐래도 긴장감이 생기지 않아 늘어져 있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그 패턴이 뇌에서 만들어져 습관이 되어 몸에 밴 것으로 고치기 위해서는 몇 단계가 필요하다.
우선 게으르게 만든 감정적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그것은 어릴 때 적절한 가르침과 지지를 받지 못한 부분으로, 가족의 이별이나 불화, 경제적 곤두박질 등의 상황이 아이가 받았어야 할 관심을 지나쳤던 것, 아쉬웠던 일들을 드러내도록 해야 한다. 이런 상황들은 자신의 힘으로 뭔가 해보겠다는 용기를 저하시켰으므로 이제라도 상처를 감싸며 견뎌온 날들에 대한 격려와 위로를 주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하여 스스로 새롭게 나아갈 힘이 생기면 실생활 적용을 위한 팁을 줄수 있다.
그 첫 번째로는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으로 ‘지각 안 하기’다. 시간의 경계선 없이 살아온 사람에게 시간 지키기는 힘들지만 좋은 훈련이다. 그런 다음 자신이 시간을 지배하는 모습으로 게임이나 SNS를 하다가 멈춰서 내려놓는 동작을 연습할 수 있다. 그러면서 하루 동안 한 일을 나열해보며 뿌듯함을 느껴보는 것이다.
자기 효능감 찾아가기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살다가 시간 제약을 받으며 규칙을 세워 사는 일이 바로 되기는 어렵다. <게으름도 습관이다>의 저자 최명기(정신과 전문의)는 미미하게 시작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작은 성취가 쌓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남들이 사는 모습을 관찰하며 대리 학습을 통해 방법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혼자 하는 것이 좋은지, 함께 하는 것이 좋은지를 생각해보고, 실내가 좋은지 실외가 좋은지 자신의 스타일을 그려본다. 음악적 취향에 따라서도 필라테스, 에어로빅, 발레 스트레칭 등으로 자신에게 맞는 클래스를 찾아야 한다.
<시간 경영 기술>을 쓴 마쓰자키 순도는 완벽함에 집착하면 일 진행이 더디므로 너무 치밀하게 살지 말라고도 말한다. 그러면서 가장 멋진 시간 경영으로 ‘템포 루바토’를 말하는데 이것은 심장 박동대로 박자를 끌 수 있는 음악 부호처럼 시간의 리듬을 스스로 전환해가며 살라고 제안한다. 쉴 때는 느린 리듬으로, 일할 때는 경쾌한 리듬으로 하라는 말인가 보다.
아무리 좋은 대안으로 시간 사용을 말해도 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중독된 사람들’이다.

전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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