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제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12 그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기를 너희 중에 아무도 피를 먹지 말며 너희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이라도 피를 먹지 말라 하였나니 13 모든 이스라엘 자손이나 그들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이 먹을 만한 짐승이나 새를 사냥하여 잡거든 그것의 피를 흘리고 흙으로 덮을지니라 14 모든 생물은 그 피가 생명과 일체라 그러므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어떤 육체의 피든지 먹지 말라 하였나니 모든 육체의 생명은 그것의 피인즉 그 피를 먹는 모든 자는 끊어지리라 (레위기 17:11~14)

작년 11월 아주대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북한병사를 치료한 후 “북한 병사의 몸에 남한 사람의 피 1만 2천cc가 3번 돌아 살아났다”는 유명한 말을 했다. 출혈로 자신의 피를 다 쏟아내고 수술이 끝나기까지 3명분의 피가 3번 돌아 살아났다는 이야기다. 인체의 혈액은 체중의 약 7~8%를 차지한다. 몸무게 70kg 성인의 경우 총 혈액의 양은 5천cc 정도인데, 1/3 정도의 출혈은 버틸 수 있지만, 절반 이상을 잃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
19세기까지도 이른바 사혈요법, 즉 질병의 원인이 나쁜 피에 있다고 생각해 피를 뽑는 시술을 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이 1799년, 사혈요법으로 너무 많은 피를 쏟아내 사망한 것은 유명하다. 의학이 발달하여 피가 생명을 전달하는 것이 밝혀지기 전까지 사람들은 피가 질병을 전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경은 생명이 피에 있다는 것을 최소 수천 년 전에 쓰인 레위기 17장 11절에 이미 밝히고 있다. 12, 14절에 동물의 피가 인간에게 해로운 것은 동물의 유독성분이나 기생충 등이 우리 몸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13절의 사냥 중에 흘리게 된 피도 반드시 흙으로 덮도록 했는데, 방치하면 세균들이 번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하나같이 수천 년이 지나서야 의학적으로 규명된 놀라운 사실들이다.
혈액은 액체인 혈장과 그 속을 떠다니는 다양한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골수에서 만들어져 인체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운반하고 세균이 침입했을 때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심장의 수축에 의해서 동맥으로 흘러가 인체의 각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한 후 모세혈관을 지나 정맥을 통해 돌아온 뒤, 노폐물은 폐로 전달되어 배출되고, 폐호흡을 통해서 들어온 산소를 통해서 다시 깨끗하게 된 뒤 심장으로 돌아가 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17세기 초에 수혈이 최초로 시도되었으나 사망자가 속출해 금지된 후 1901년에 비로소 혈액형이 발견되면서 성공적으로 수혈할 수 있게 되었다.

이종훈
닥터홀 기념 성모안과 원장이자 새로남교회 월간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대학시절부터 성경 속 의학적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 저서로는 <의대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천재들>과 <성경 속 의학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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