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리독서지도봉사단 박선이 대표

한국출판시장이 고사상태다. 도서정가제 실시 이후 불황의 폭은 더 넓고 깊어졌다. 조만간 지역서점과 출판사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소문만 흉흉하게 떠돈다. 대표적인 레드오션시장 가운데 하나였던 출판계는 마치 시한부 환자처럼 최종선고만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 출판계의 불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불황의 근본원인이 ‘독서인구의 감소’라는 근원적이고 치명적인 이유에서 출발하고 있어 출판계의 시름은 더욱 깊다.
그런데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지난 23년간 묵묵히 희망의 불씨를 심어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우리독서지도봉사단. 한우리독서지도사들로 구성된 이 봉사단은 보육원이나 소년원,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등 불우아동·청소년들에게 책 읽는 기쁨을 알려주고 책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봉사자 대부분이 ‘엄마’인 관계로 단순히 독서지도뿐만 아니라 교육과 상담, 보호까지 말 그대로 ‘전인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이 단체는 점점 소멸해가는 ‘독서습관의 불씨’를 미래세대에게 봉송하는 문화의 전초기지이다. 이들의 귀한 봉사 활동 내용을 박선이 대표(사진)를 통해 들어봤다.


* 봉사단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독서지도사 과정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내는 계층은 고학력의 젊은 주부들이다. 시간이 자유롭고 엄마가 일을 함으로써 내 아이 교육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고 일정 부분 수입도 얻을 수 있어 많은 관심을 갖는다.

* 독서지도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소그룹으로 지도가 이뤄진다. 모두가 같은 책을 읽고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이 책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도 하고 글쓰기도 한다. 또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림이나 연극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다. 핵심은 아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고 책 읽은 소감을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대체적으로 아이들은 책을 읽는다는 사실에 많은 부담감을 느낀다. 그래서 먼저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목차를 상상하거나 책에 관한 내용을 질문하는 등 독서 사전 지도를 통해 관심을 유발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 끝까지 책을 잘 읽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읽은 다음에는 그 내용을 정리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사후 지도를 한다.

* 아이들에게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다. 독서활동에는 독해력, 이해력, 상상력 등 다양한 영역의 사고활동이 함께 개입한다.
또 과학, 역사, 문학, 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만큼 폭넓은 사고력이 함양되는 통합교육의 현장이다. 하지만 보육원이나 소년원, 재활원, 방과후 놀이방의 아동과 청소년들은 이런 기회가 쉽게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지원자들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현재 전국 38개 기관에서 130여 명의 봉사단원들이 독서지도봉사를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아동들에게 꿈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 봉사단의 시작 동기다.

* 박선이 대표가 이런 일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25살 무렵 예수님을 만나서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고 싶었다. 내 소명에 대해 생각하면서 인근의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글쓰기 지도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이 과정을 좋아했고 또 성적이 오른다는 소문이 나면서 한우리독서운동의 1호 지부를 개설하게 되었다. 이후 독서지도 프로그램과 과정을 개발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봉사단까지 창립하게 되었다.

박 대표의 시작 동기는 극히 단순했다. 아이들이 좋고 책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 결국은 독서봉사단으로까지 이어졌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라고 믿는 박 대표는 그래서 비록 규모는 축소될지언정 결코 종이책이 사라지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굳게 믿는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사유에 동참하는 과정이며 이 사유의 능력이야말로 독서의 핵심이라는 것이 박 대표의 지론이다. 인간이 비로소 인간일 수 있는 근거, 그 이유를 사고하는 능력에서 찾는 박 대표는 그래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책의 미래를 위해 오늘의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한우리독서지도봉사단은?

1996년 창단. 보육원, 소년원,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공부방 등 어렵고 소외된 환경에 놓여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독서교육을 통해 건강한 미래의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소속 독서지도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독서지도뿐만 아니라 교사, 상담가, 심지어는 어머니의 역할까지 맡고 있다. 전국 38곳의 봉사처에서 130여 명의 봉사단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의 봉사를 통해 많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위로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

한우리독서지도봉사단 활동 내역

▲무료 독서지도
봉사처의 아이들을 학년별로 나눠 매주 1회 독서지도. 독서지도는 한우리 독서교육지 ‘생각하는 나무’와 필독서 1권을 활용하여 이뤄지며, 책을 읽은 후 느낌과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기, 그림이나 역할극으로 표현하기, 글쓰기 등의 독후활동으로 진행.
▲봉사단 어린이 캠프
봉사단원과 아이들이 함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독서캠프와 놀이캠프로 구성.
▲중국동포 독서문화캠프
중국 동북3성 조선족학교의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해 마련. 조선족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캠프와 교사 대상의 독서교육연수프로그램으로 진행.
▲자선음악회와 도서바자회
봉사단의 활동을 알리고 후원을 얻기 위해 정기적인 자선음악회와 도서바자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해외동포 도서지원
도서실이나 보유도서가 빈약한 사회복지시설과 산간벽지학교, 중국교포 소학교 등을 대상으로 한 도서기증사업.

한우리독서지도사 과정

독서지도사 과정과 논술지도사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5주 4개월 과정이며 과정을 이수한 다음에는 연 4회 실시하는 독서지도사 자격검정시험을 통해 독서지도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독서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다음에는 한우리지역센터나 독서토론논술업계 강사 및 초등학교 방과후 프로그램 교사, 도서관·구청·문화센터 독서프로그램 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교육 내용은 ▲독서와 독서지도의 이해 ▲독서 자료 선정 ▲글쓰기 ▲아동발달과 진로/상담 독서 ▲아동문학의 이해 ▲과정중심 독서지도 ▲토론과 논술 ▲독서 교육과정과 수업계획 등으로 서울 경기 인천 광주 대구 울산 부산 등의 한우리교육원이나 인터넷으로 수강이 가능하다. www.hanuricampus.com
문의 : 02)6276-2626

김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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