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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믿는 성도
[218호] 2018년 02월 01일 (목) 박태수 @
   
깜무안 지역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정글지역입니다. 개발이 안된 곳이라서 외부인들의 출입이 거의 없는 곳입니다. 이곳에 교회가 있습니다. 감옥에 갔다 온 사역자가 목숨걸고 지키는 교회입니다. 자기 집에서 열 명 남짓 모이는 작은 교회로, 농사철에는 모두 일하러 가느라 그마저도 모이지 못합니다. 사역자도 스스로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아갑니다.

오랜만에 이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주일예배를 같이 드리고 몸이 아픈 사모의 건강도 체크하고 약도 주고,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소박한 주일 예배였습니다. 일정을 다 마무리하고 일어서려는데 사역자가 산 너머 마을에 사는 성도를 심방해 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교회도 없고 사역자도 없는 그곳에서 혼자 예수를 믿는 성도가 있다고 했습니다. 가서 말씀을 나누고 기도해주는 것만으로도 격려가 될 것이라 여겨 그러자고 했습니다.
산 너머 마을 성도를 위한 심방에 사역자를 비롯해 서너 명의 남자 성도들이 같이 따라 나섰습니다. 그리고 트럭 짐칸에 앉아서 두 시간여를 달려 다다른 곳은 이 지역에서 유명한 동굴이었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 아니면 세 번째로 길다고 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성도를 찾아 간다고 해놓고 왜 관광지로 왔는지 좀 의아했지만 물어보기도 그래서 그냥 따라가 보았습니다.

10,000낍(1만5천원 정도)하는 입장료를 내고 배를 타고 동굴로 들어갔습니다. 동굴은 강으로 되어 있고, 그 크기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웅장했습니다. 불빛 하나 안 보이는 캄캄한 동굴 속을 고속보트로 3~40분을 달렸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동굴이었습니다.
동굴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니 우리가 찾아가려던 그 성도가 그곳까지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동굴은 거대한 산맥을 관통하는 구조여서 어마어마한 산맥을 넘어 오려면 어쩔 수 없이 이 동굴을 통과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와 함께 또 한 시간 가량을 경운기로 달렸습니다. 그제야 그 성도의 집이 나오고 갓난아이가 있는 며느리와 어린 아들만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손님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바람에 식사는커녕 음료수도 대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물에서 방금 퍼온 냉수가 전부였습니다.

‘깜따’라는 이름을 가진 이 성도는 이 지역의 공산당위원장이었습니다. 그는 이곳을 방문했던 사역자의 전도로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역당 간부가 종교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규칙에 따라 공직에서 쫓겨났습니다. 오지마을이라 사람들의 의식도 폐쇄적이었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을 그리 반기지 않을 뿐 아니라 마을에 화를 가져오는 죄인처럼 취급하였습니다. 정부에서는 그가 위원장을 수행하는 동안 부정부패 의혹이 있다며 장기간 조사를 했습니다. 결국 무혐의로 풀려나긴 했지만 마을 주민들 사이에는 부정부패를 저지른 악질 지도자로 낙인이 찍히고 말았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는 예수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마을근처에는 교회가 없습니다. 아니 이 산 너머 어느 지역에도 교회는 없습니다. 사역자가 이따금 와서 인도하는 성경공부 시간이 신앙을 견디게 만들어 주는 유일한 영적 공급처입니다. 그래서 1년에 서너 번 되는 사역자의 방문이 절실하고 간절합니다.
사역자에게 물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이렇게 간절하게 말씀을 기다리는 성도를 위해서는 더 시간을 내어 와야 하지 않느냐고…. 사역자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러고 싶지요. 그런데 이 마을을 오려면 관광지로 변한 저 동굴을 지나와야 하는데 통행료 낼 돈이 없습니다.”
1만5천원 낼 돈이 없어서 말씀을 전하러 오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마을에 간다고 할 때 같이 따라 나섰던 남자 성도들도 그동안 통행료 낼 돈이 없어서 와보지를 못했던다가 성큼 함께 했던 것입니다.

한순간이나마 사역자와 성도들을 의심했던 제가 부끄러워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아예 보트를 하나 사주면 좋겠건만 그럴만한 여력도 없었습니다. 그냥 이 순간만이라도 맘껏 기도해주고, 말씀을 나누고, 격려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1년에 서너 번 말씀을 듣더라도 영적으로 말라죽지 않기만을 기도했습니다. 사막에 떨어지는 이슬처럼 말씀에 극심한 갈증이 있어도 주님이 직접 챙겨 주시는 은혜로 풍성하게 살기만을 바라며 그 밤 성도의 집을 떠나 왔습니다.

박태수
C.C.C. 국제본부 테스크포스팀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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