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세상 기대, 합리적 규제도 필요

혼자서 즐긴다는 의미로 붙는 접두사 ‘혼’이 사회 전분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2016년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율은 전년 보다 0.5% 증가한 35%로 530여만 가구에 달한다 하네요. 세대당 인구는 2008년 2.61명에서 2016년에는 2.43명으로 감소해 나 홀로 살아가는 ‘혼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하겠습니다. ‘혼밥’, ‘혼술’, ‘혼행(여행)’, ‘혼영(영화)’ 등 단어들도 일상적으로 사용되면서 시장의 판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이제 ‘혼자’는 나만의 개성을 추구한다는 의미도 갖게 됐다고 합니다.

‘혼밥’의 경우 1~2인 간편 식사메뉴는 대형마트에서도 기획 상품으로 도입하는 정도입니다. 간편 가정식, 도시락 등 소포장 음식들이 크게 늘면서 고급 식품 브랜드로까지 성장하고 있고요. 소포장을 넘어 한 끼 분량만 담는 극소포장 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친환경적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집 대신 혼자 식당을 찾는 ‘혼자 외식족’을 위해 1인 테이블을 마련하는 식당도 늘고 있답니다. 이런 소비패턴의 변화를 들여다보면 집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들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1인 가구 및 청년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반영해 일반 가정용 종량제봉투에 1ℓ와 2ℓ부피 소형봉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실제 2005년과 2015년에 판매된 5ℓ 봉투 판매량은 4,600만 장으로 2배 가량 증가한 반면, 20ℓ 봉투 판매량은 2억 600만 장으로 약 29% 감소했습니다. 주거 공간 역시 자신의 개성을 반영하면서 집과 방의 경계를 없앤 1인 가구 디자인, 연말연시 홀로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보완하는 가구들이 늘고 있습니다. 개인주의 성향의 라이프스타일과 남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행태가 늘면서 단순히 1인가구를 넘어 1인 경제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습니다. 그에 맞는 합리적인 규제 역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인구 900만명 이상이 외로움을 느낀다는 영국에서는 국민들의 외로움을 담당하는 장관직이 신설됐습니다. 외로움으로 인해 수명도 줄고, 병에 걸리기 쉽고, 치매도 훨씬 많이 걸린다는 연구결과를 인정한 겁니다. 좋은 배우자, 좋은 대화상대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환경일보 편집대표이사이자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KAIST와 POSRI 연구위원,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에너지공단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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