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 기쁨지기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읽기의 안팎, 넘나들며 사유를 펼치다!
<읽기의 말들-이 땅 위의 모든 읽기에 관하여>
박총 지음/유유

어쩌다 공돈이 생기면 꽃을 살까, 책을 살까 망설이는 목사이자 작가인 저자는 도심 속 수도공동체 ‘신비와 저항’의 재속 수도사이다. ‘독서가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고 넋두리하며 자신이 읽은 120권의 책속에서 만난 한 구절을 꺼내 책읽기를 통해 삶 읽기를 시도한 책이다. 이 글귀 낚는 어부는 생산력과 효용성이 으뜸인 시대에 종이 책읽기, 우리를 안달 내게 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무용지물 같은 책읽기가 좋다고 찬미한다.
저자에게 독서는 우리의 존재를 지탱해 주는 것, 우리를 무릎 꿇지 않고 꼿꼿하게 서서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속독과 정독, 묵독과 낭독, 다독과 재독, 열독과 완독, 필사의 소용, 책의 효용과 무용, 자녀 독서 지도, 시와 소설 읽기, 베스트셀러와 고전, 대형서점과 동네 책방, 새 책과 헌책, 삶을 바꾸는 책읽기와 삶을 받아들이는 책읽기 등 독서의 숱한 측면을 짧디 짧게 살펴보며 때론 책을 말하면서 삶을 말하고, 읽기를 말하면서 살기를 말한다.

가꾸다 미쓰요의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읽다가 작품 속 할머니가 ‘그저 펼치는 것만으로 어디든 데려다 주는 건 책 밖에 없지 않니’ 라고 한 말을 끄집어내서 책 읽는 이들을 격려해준다. 요절한 시인 파로흐자드의 명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를 인용해서 종이 책을 손에 든 사람들이 책장을 넘길 때 마다 일렁이는 실바람이 너와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 줄 거라고 달콤하게 속삭인다.
또한 작가는 그 책만이 아니라 사람 책, 자연 책, 인생 책, 세상 모든 것을 책 삼아 책을 사랑하고, 사람을 아끼고, 무엇보다 나른하고 내밀한 책읽기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바치는 문장들로 가득 채우고 있다. 독서 암흑기가 시작되었다고 여기는 이들은 이 책을 넘기면서 다시 시시한 독서를 시작해 볼 일이다.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 아모르 데우스(Amor Deus)
<청년연가- 한국 라브리 이야기>
박경옥 성인경 지음/예영커뮤니케이션

비트코인이 한창 뜨거운 이슈인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한탕과 대박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마음껏 누리라고 조언하며 수고와 보람을 통해 생을 즐기는 비법을 배우러 오라고 초청하는 부부가 있다. 강원도 양양에 한국 라브리 공동체를 섬기는 박경옥 성인경 부부이다. 어느 날 아들이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아빠, 미국에서 왔다는 한 청년이 방을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방을 내주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왔는지 물어봤니?’ ‘아무튼 샤워할 수 있도록 목욕수건을 하나 드리고 좀 쉬게 해 드리려무나’ ‘그런데 아빠, 이 사람은 완전히 거지예요. 배낭도 더럽고, 머리카락은 지저분하고 옷도 거지같아요.’

이 청년은 세인트루이스대학교 학생이었다고 한다. 참 진리를 알고 싶으면 서울로 오라는 한 스님의 말을 듣고 불경을 공부하러 한국에 온 청년에게 한국 라브리도 꼭 들렸다 오라는 친구의 권면으로 라브리에 온 것이었다. 환대 속에 진리가 무엇인지, 신은 존재하는 것인가? 등 담당간사와 더불어 한 주간을 보낸 뒤 이 청년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믿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라브리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서울 후암동에서 출발한 라브리는 어떻게 양양까지 가게 되었을까? 청년들이 라브리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들은 라브리에서 어떤 일을 겪었으며, 어떤 사역을 할까? 이 책은 한국 라브리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다. 한국 라브리는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그 안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이루어지고, 현재의 라브리가 있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겪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삶의 다음 진로를 찾기 위해서 공동체를 찾아온 사람들, 사람과의 만남은 라브리 공동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곳곳에 책이 빼곡한 집에서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위로와 삶의 이정표를 찾을 수 있는 한국 라브리의 살아있는 스토리를 만난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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