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물은 일 년 내 18도를 유지한다고 하네요. 여름엔 차갑게, 겨울엔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지요. 우물물 같았으면 좋겠어요, 제 맘이. 더운 날엔 시원한 냉수 같은, 추운 날엔 따뜻한 난로 같은.
삶이란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인데도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마음의 온도를 유지하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요. 일 때문에, 사람 때문에 부딪히다 보면 맘이 붉으락푸르락, 열이 오를 때가 많네요. 뿐인가요. 누군가의 말이 좀 서운하게 느껴지면 맘이 싸해지기도 하고, 가끔은 예전 일도 떠올라 마음의 온도가 싹 내려가기도 해요.

마음이란 것, 생각이란 건 사실 내 맘대로 되지를 않아요. 떨쳐버리려 해도 어느 샌가 또 그 속에 침몰되어 있는 걸 발견하거든요. 자신과의 대화를 생각이라고 한다면, 난 참 많은 시간을 나와 이야기해 왔네요. 생각하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그 끝에선 두려움과 공허함이 컸어요. 과거는 후회 거리이고, 미래는 약한 내 모습 때문에 두려움이었어요. 예수님을 만나기 전엔 말이지요.

이젠 그 대화를 예수님과 많이 해요. 내 걸어온 길을 아시는 예수님이 그 일은 이래서 그랬노라고, 그 때 그 일이 지금 이 그림의 한 조각을 만들었다고 알려 주시기도 하고, 내 앞길도 함께 한다 약속해 주시기에 예수님과 이야기하다 보면 맘이 따뜻해져요. 혼자 속 끓이다, 시린 맘을 안고 지내다 예수님의 음성을 들으면 어느 새 몸도 맘도 건강한 온도를 찾기 시작하지요.

날 화나게 한 그 사람, 예수님 눈으로 보면 그럴 수 있지 이해가 되고, 그럼에도 서운하고 용서가 잘 안 되는 그 사람으로 인해 괴로워하다 날 위해 오해와 배반과 고난을 당하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그를 용서하려고 해요. 날 위해 그 모든 걸 참으신 예수님 때문에 말이지요.
여름엔 시원함이, 겨울엔 따뜻함이 되어 주시는 예수님 온도가 제겐 가장 건강한 온도지요. 예수 믿으세요. 속을 태우는 그 화를 예수님이 식혀 주시고, 가슴 시린 그 공허함은 예수님이 채워 주실 거예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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