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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3년 10개월 동안 1천 권 책 읽다
특집 익숙한 것부터 '바꾸기'-<1천권 독서법> 전안나 작가
[217호] 2018년 01월 01일 (월) 이경남 기자 penshock@hotmail.com
   
각자를 유지해온 삶의 방식은 진짜 바꾸기가 어렵다. 가장 익숙하기 때문에. 그러나 자신이 유지해온 익숙한 방식에 ‘변화’를 허락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까. 소진되어 의욕을 잃어버렸던 한 사람이 선택한 변화의 방식은 ‘독서’였다. 1천권을 읽어보자는 것. 시간이 많을 때에도, 없을 때에도 꾸준히 읽었다. 그렇게 1천권이란 목표를 이루고 난 뒤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되었다.

워킹맘, 위기를 만나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두 아들을 키우는 일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모든 에너지가 바닥이 나고 말았다. 말 그대로 ‘소진’이 되고 말았다.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밥 한 끼 먹기도 쉽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 신경질적이 되고, 아이에게도 짜증을 냈다. 워킹맘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는데 화만 내는 자신에 대한 후회와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다는 죄책감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하루에 두 시간 자면 많이 잔 거였어요. 너무 잠을 못 자고 살이 빠지니 이러다 큰 일 나겠다 싶었어요. 어느 날 회사에서 직무교육의 일환으로 독서 강연을 들어야 했는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강사가 나지막한 소리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2천권의 책을 읽으면 머리가 트입니다’ 라고요.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그날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차피 잠을 못 자니 퇴근해서 아이들 재우고 나면 밤새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목표는 1천 권 읽기.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출근길 버스에서도, 점심시간에도 책을 읽었다고. 그렇게 3년 10개월, 정확히 1362일간 1천 권의 책을 읽었다.

독서력을 갖게 되자
최근 책 <1천권 독서법>을 내놓은 저자 전안나 씨의 이야기다. 일과 육아 모두를 감당하다 불면과 우울한 마음을 감출 길 없던 그녀에게 ‘천권의 책을 읽고 싶다’는 목표는 우아한 독서가 아니라 어쩌면 사활이 걸린 독서였으리라.
“그렇게 잠을 못 자던 제가 100권 째 읽을 때 즈음 아이들과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어요. 밤 9시에 잠들면 아침 8시에 일어나고, 하루 세 끼 밥도 잘 먹게 되어 컨디션이 완전히 정상이 되었어요.”
무엇보다도 독서를 하면서 달라진 건 바로 ‘자신’이라고.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고 마음이 평안해지고 성숙해졌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게 되었다고.
“300권쯤 읽게 되었을 때 사람들을 용서하게 되더군요.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예민함과 피해 의식이 사라졌어요.
500권을 읽고 부터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어요. 마음이 편해지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욕이 생겼고, 800권을 읽고 나서는 작가가 되어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원 진학도 도전했다. 이전에 5번이나 도전했지만 안 열렸던 길. 이번에는 대학원 진학에 성공한 것뿐 아니라 독서습관을 스펙으로 활용해 장학금까지 받게 된 것.
“책을 통해 얻은 다양한 지식과 마음의 여유가 기대 이상으로 자연스럽게 저를 변화시켰습니다.”

목표를 향해 가려면
워킹맘인 그녀가 불면증이 사라진 뒤부터는 어떻게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책을 1천 권 읽었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번에 시간이 많아 그렇거나 애가 없으니까 가능하지, 뭐 이런 말씀을 하세요. 그런데 제가 워킹맘인 걸 아시면 그때부터는 어떻게 책 읽을 시간이 있냐고 물어보시지요. 틈틈이 읽을 것을 권해드려요. 저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15분 동안 읽고, 회사에 30분 일찍 출근해서 읽고, 점심식사 후에도 읽습니다. 그리고 업무가 다 종료된 후 30분을 더 읽고 퇴근하지요. 집에 가서 잠자기 전에 1시간 읽으면 하루 3시간 독서시간이 확보됩니다.”
물론 그렇게 독서시간을 확보하려면 결국 스마트폰 사용시간이나 TV 시청시간 등 모든 것을 조절해야 한다. 시간문제가 아니라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인 것.
또한 책을 읽거나 습관의 변화를 주다보면 분명히 슬럼프가 올 때가 있는데 이를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해 놓는 것도 중요하다.
“간혹 제게 ‘다독’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시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만나려면 결국 여러 음악을 들어야지요. 여러 책을 읽다가 나만의 필독서, 반려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또한 저는 읽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책 한 권에서 꼭 한 가지는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실천하지 않으면 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그랬더니 그것이 업무나 가정생활 속에서 실제 성과로 나타나더군요. 한 달에 한 권을 읽더라도 꼭 ‘액션’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100권 마다 제게 보상을 주었어요. 원하는 물건을 사거나 여행을 가거나 그런 보상을 통해서 고비를 넘겼지요. 물론 책을 읽다가 안 읽은 적도 있어요. 그때는 만화책이나 무협지를 읽어도 됩니다. 안 멈췄더니 언젠가 끝을 보더군요. 또한 읽기 싫은 책은 안 읽어도 됩니다. 1년에 3만권 이상 새 책이 나오는데 싫은 책 안 읽으려고 독서 자체를 포기하지는 말아야죠.”
힘들었던 시간, ‘독서’라는 습관을 붙잡고 ‘변화’를 맞보게 된 그녀는 여전히 사회복지사로, 한 가정의 엄마로 살아간다. 그리고 이제는 강사와 작가라는 역할까지 감당하며 다시 2천권 독서를 향해 가고 있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삶은 풍성하다.
그녀에게 묻고 싶었다. 새해를 맞아 익숙한 것부터 바꿔보기로 결심하는 독자들을 위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냐고.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끝까지 가자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고대 로마의 작가 푸블릴리우스 시루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도해보지 않고는 누구도 자신이 얼마만큼 해낼 수 있는지 말하지 못한다’고. 마음만 먹으면 여러분 모두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 새해 익숙한 한 가지만 바꿔보면 어떨까. 2018년을 마감하게 될 때 또 다른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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