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 기쁨지기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구약 통해 이 땅에 대한 ‘책임’ 찾기
<복음의 공공성> 김근주 지음/비아토르


지난해 출판계에는 교회의 건강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이 많이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그 중 한 기관이 선정한 올해의 책에 대상을 차지했다.
구약학자인 저자는 멀기만 했던 고대 이스라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구약 성서가 오늘 우리시대의 해답을 담고 있으며, 바른 의미를 찾을 때 구약성서는 오늘 한국역사 속을 살아가는 현대 기독인들에게 나침반이 될 수 있음을 증언한다.
개인적 경건주의에 함몰된 한국기독교는 공동체성이 허약할 수밖에 없다며 구약성서를 신약적 시각으로 해석할 때 새롭게 공동체가 이해되기에 소극적인 경건한 신자가 되는 것을 뛰어 넘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부르심에 대한 성찰을 하도록 도전하고 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개인의 복, 사사로운 이익을 축복으로 여겨 치성을 드리듯이 신앙을 갖는 이들이 있다. 이제는 그것을 뛰어넘어 승자독식 사회 속에서 예언자적 전통을 전승받은 설교자들이 복음의 공공성을 설교해야 하며, 맘몬의 세상에 대하여 약자들을 위한 복음을 외치고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가족이며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것이 권력과 부와 지식을 가진 자들의 사명임을 이 책은 강조한다.
자기애를 포기할 때, 복음은 모두를 위한 것이 된다. 이제 타자를 향한 사랑이 우리 사회 안에 결실되도록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 ‘복음의 공공성’으로 거름을 주어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다루는 탁월한 저작이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여리고 가는 길> 팀 켈러 지음/이지혜 역/비아토르

수년전부터 한국교회에서 주목받아온 뉴욕 맨해튼의 리디머장로교회 팀 켈러 목사가 교회 핵심 사역 중 하나인 ‘자비사역’의 원리와 실천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21세기의 C. S. 루이스’라는 찬사를 받는 변증 설교자인 팀 켈러는 1980년대 후반, 회의주의자들과 냉소주의자들의 성지라 불리는 뉴욕의 맨해튼에서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시작했고, 교회가 지역을 신실하게 섬겨야 한다는 정신으로 섬긴 결과 매 주일마다 5천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맨해튼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교회’를 만들었다. 특히 팀 켈러는 한 시대의 문화와 사상이 만들어지고 집약되는 ‘도시’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양극화되는 도심에서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지금까지 전 세계 100개 이상 도시에 430개 교회의 개척을 도왔다.
“요즘 그리스도인들도 어렵고 아픈 사람들을 돕는 일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 구호 활동’은 흔히 부차적인 의무로 여긴다. 교육과 전도 사역 등을 충분히 한 후에, 게다가 시간과 예산에 여유가 있을 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마리아인 비유는 이 우선순위를 무너뜨린다. 예수님은 자비 사역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 관계에 요구하시는 의의 정수를 보여 주신다…이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이라 공언하는 이들이 그리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한다’ 할 수 있겠는가? 자비 사역이 그리스도인 됨의 근본이라는 것은 확실한 진리다.” -45쪽
철저한 복음주의자인 팀 켈러는 그동안 사회 정의, 결혼, 일 등 삶의 일상적인 이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성경적 가르침을 전했는데 이 책에서도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비켜갈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
예수님은 한 율법교사의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와 “내 이웃이 누구니이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말씀하셨는데, 결국 영생을 얻는 것과 강도 만난 이웃을 돕는 것은 분리될 수 없음을 증언한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