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의 예수탄생기념교회에서는 3번의 성탄절 예배를 드린다. 가톨릭와 개신교는 12월 25일, 동방정교에서는 1월 6일, 아르메니아 정교에서는 1월 19일.
성경에 성탄절의 정확한 날짜는 나와 있지 않다. 누가복음 12장 8절을 보면 예수님이 나신 밤, 목자들이 야외에서 양떼를 지키고 있었다. 필자가 12월 초에 이스라엘에 간 적이 있었는데, 해가 떨어지면 너무 추워 도저히 야외에 있을 수가 없었다. 과연 성탄절이 12월이었을까? 의문스럽지만 정확한 날짜는 알 길이 없다.
만약 예수님이 12월 25일에 태어나셨다면, 8일 후인 1월 1일에 유대인의 관습대로 할례를 받으셨을 것이다(누가복음 2:21). ‘할례’는 ‘포경수술’에 해당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최초의 할례를 명하시며 새로운 언약을 맺으신다.
‘너희는 포피를 베어라 이것이 나와 너희 사이의 언약의 표징이니라’(창세기 17:11)
지금은 율법의 시대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받는 은혜의 시대이다. 사도행전 15장에 사도 바울은 더 이상 할례가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음을 선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메시아를 기다리며 율법을 지키는 유대인들은 율법대로 생후 8일이 되면 마치 돌잔치처럼 집이나 회당에서 의사도 랍비도 아닌 ‘모헬’이라는 할례만 행하는 사람을 통해 남자 아이에게 할례를 행한다.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도 율법대로 8일 만에 시행하지는 않지만 포경수술을 많이 하는데, 특히 우리나라 남자 아이들이 많이 한다. 이것은 온전히 의학적인 이유 때문으로, 최근에 포경수술이 자궁경부암 및 에이즈 예방 효과로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약 10여 년 전부터 포경수술이 무가치하고 비인간적인 시술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의견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에 찌꺼기가 생기지 않게 청결을 유지한다면 수술을 안 해도 되지만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렵다. 반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부 의료인들도 있지만 사실 비의료인들이 더 많다.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비뇨기과 의사는 대부분 자기 아들에게 포경수술을 시행한다. 실보다 득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수천 년이 흐른 뒤에야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증명된 시술이지만, 이것이 종교 의식으로 행해지지 않았다면 시작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이 아니라면 어떻게 거기에다가 칼을 댈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2018년은 ‘할례’처럼 하나님의 숨겨진 축복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이종훈
닥터홀 기념 성모안과 원장이자 새로남교회 월간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대학시절부터 성경 속 의학적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 저서로는 <의대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천재들>과 <성경 속 의학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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