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의 한 해외선교센터가 발간한 국제선교통계보고서를 보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전 세계 73억 인구 가운데 기독교인(가톨릭 포함)이 24억이라는 것입니다. 2000년 전에 예수님의 제자 열둘로 시작한 기독교가, 가는 곳마다 많은 박해를 받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 퍼져 10명 중 3명인 30%가 하나님을 믿는다니, 특별한 역사가 아니고는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신앙의 형식주의 경계
지구촌 어디서든 기독교인이라는 의미는 성경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올 한 해, 우리 기독교인을 향한 하나님의 기대가 과연 무엇일까 묵상해 봅니다.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 중에 첫 번째 교회인 에베소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생각납니다.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는 권면입니다.
에베소교회는 복음의 순수한 진리를 이단들과 싸워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했고, 이단을 물리치는 영적 분별력이 뛰어났다고 칭찬받은 교회입니다. 당시 황제 숭배 강요 때문에 심한 박해 가운데 있었고,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부인하는 이단들의 도전이 많았으나 그 모든 것들을 잘 견디고 이겨낸 인정받은 교회입니다. 하지만 이 여러 가지 칭찬과 인정에도 불구하고 혹독하게 책망받은 한 가지가 있는데,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다’(요한계시록 2장 4절)라는 것입니다.
이 ‘처음’의 의미는 그 어원이 ‘최상’급을 가리킵니다. 그 가치와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뜻입니다. ‘버렸다’는 의미도 가장 큰 사랑인 하나님의 사랑이 완전히 떠나버린 상태를 뜻합니다.
에베소교회가 눈을 부릅뜨고 이단자를 색출하는 일에 몰두하다보니 교리에 치우쳐서 겉으로 보기에 철저한 것 같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지녀야 할 ‘사랑’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신앙의 형식주의에 빠진 것입니다.

회복의 세 가지 방법
그러나 처음 사랑을 버린, 형식주의 신앙행태를 보이는 에베소교회를 내치지 않고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로, 기회를 주심은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요한계시록 2장 5절)
이 말씀 속에 ‘생각하라’ ‘회개하라’ ‘처음 행위를 가지라’ 이 세 가지 방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생각하라’는 것은 어째서 처음 사랑을 잊어버리게 되었는지 근본 원인을 찾으라는 의미입니다. △‘회개하라’는 것은, 먼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라는 뜻입니다. 인정하지 않으면 고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 행위를 가지라’는 의미는, 처음에 주님께 받은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직접 촛대를 옮기겠다고 추상같은 명령을 하셨습니다. 촛대를 옮긴다는 것은 완전히 버리는 것입니다.
정의를 앞세우고, 성령을 앞세우고, 능력을 앞세워 아무리 위대한 일을 이루었다 할지라도 처음 사랑이 식으면, 그 모든 것이 의미 없다는 일갈입니다.

새 그림을 그려라
새해는 하얀 백지를 받아 ‘처음 사랑’이라는 주제로 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그 모델은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가 있다고 칭찬받은 데살로니가교회(데살로니가후서 1장 3절)입니다.
우리나라도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비록 먹고 마시고 입고 잠자는 것이 넉넉하지 못했었지만, 이해하고 용납하고 사랑하고 베풀며 사는 삶의 향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런 삶의 향기가 사라졌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말씀을 통해 △생각하고 △돌이키고 △처음 사랑을 찾도록 합시다.
나를 만져 주시고, 내 안에 부정적인 미움을 몰아내고, 사랑의 마음을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손을 잡고 사랑의 사람으로 변화되길 바랍니다.

이규왕
지난 12월, 수원제일교회 원로목사로 추대 받았으며. 사단법인 아름다운동행 법인이사장이다.  한국교회 세대교체의 모델이 될 만큼, 후임 청빙에서 목회 리더십 이양까지 아름다운 모범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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