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을 지나는 친구를 도와주려 매일 찾아가 힘을 내라 격려하고 맛있는 것도 사주었어요. 그런 수고면 될 줄 알았는데 계속 초췌해지고, 자기만의 공간에 숨어 자신감을 점점 잃어가는 거예요. 게다가 맘의 근심이 몸의 병으로 나타나고 있네요. 그리 도움이 못되었어요. 다시 찾아가 내 아팠던 시간을, 낮은 곳에 주저앉아 울던 일을, 몸도 맘도 가난해져 겨우 버티며 살던 시간을 이야기 해주었지요. 고개를 들지 않던 친구가 눈을 들어 맘을 열고 자신의 힘겨움과 두려움과 가난함을 털어놓기 시작했어요. 맘에 가득한 열을 토해내며 붉었던 얼굴도 점점 회복되어 가는 것이 보였고, 다시 힘을 찾아 일상을 살고 있어요.

소통과 공감을 많이 이야기하는 때이지만, 어쩌면 내가 겪어 보지 않은 아픔, 슬픔, 가난함, 고난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저 깊은 곳까지 낮아진 이에게 높은 곳에서 올라오라 소리치며 손으로 잡아끈들 올라올 수 있는 게 아니었어요. 내려와 함께 앉아 울어주고, 같이 아파하고, 지친 손을 옆에서 잡아주는 것이 힘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말이지요.
우리의 죄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졌으나, 우리에겐 하나님께로 갈 방법이 없었어요.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죄로 가득한 우리의 거리가 너무 멀어 그 어떤 것으로도 미칠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그 높은 곳에서 이 낮은 곳으로 우리와 같은 사람의 몸을 입고 예수님이 오셨어요. 우리의 모든 죄를 지시고, 거룩하다 칭하시고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말이지요. 그 죽음으로 내가 살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어요. 비록 오늘도 많은 실패와 두려움과 연약함이 있었으나 그 가운데 머물지 않고 다시 일어나 힘을 얻고 달려갈 수 있음은, 우리의 가난함과 배고픔과 슬픔과 고난을 친히 겪으시고 다 아시는 예수님이 내 안에 머물러 계시기 때문이지요.
예수님이 왕관을 벗어 우리가 의의 옷을 입었고, 그 빛이 세상에 내려와 어둡던 계절이 환하게, 반짝이게 되었어요. 예수 믿으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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