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독성물질 피하기…소비자 알 권리 요구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달걀, 생리대 파동…. 최근 독성물질의 위협으로 우리는 먹는 것과 입는 것 등 생활환경에서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 실제 우리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독성물질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 지면을 통해 세제와 방향제 및 의류에 사용된 독성물질을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 번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유해물질을 언급하고 싶다.

우리는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될까?
한 직장인이 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출근길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사가지고 사무실에 들어간다. 업무를 보면서는 컴퓨터를 켜고 프린터에서 문서를 출력하고 가끔 복사기 앞에서 복사를 하기도 한다. 어느 새 점심시간. 자극적인 음식이 최고다. 밥을 먹고 오후 근무를 하면서는 잠깐 바깥에 나가 우체국 업무를 보고 영수증을 받아 돌아온다. 오후에는 조금 출출한 것 같아 컵라면을 하나 먹는다. 업무를 다 마치고 퇴근해서 돌아와 참치통조림을 따고 포장된 김을 뜯어 간단히 저녁을 먹고, 가죽소파에 편히 누워 텔레비전을 본다.
자, 여기서 이 직장인은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까? 테이크아웃 컵에 덮인 뚜껑에 입을 댔을 때와 컵라면을 먹었을 때 그 용기에 첨가된 프탈레이트에, 프린터와 복사기에서 출력하는 동안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영수증을 받았을 때와 참치통조림을 먹었을 때 비스페놀A에, 가죽소파에 누워있을 동안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된 것이다. 하지만 의식하면 이런 위험에서 조금이나마 멀어질 수 있다.

생활에서 화학물질을 피하는 법
1. 테이크아웃 컵의 뚜껑 열고 마시기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하는 게 카페의 테이크아웃 용기에 덮인 뚜껑이다. 여기에는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인 프탈레이트가 사용되었다. 가능하면 개인용 텀블러를 사용하고, 불가피하게 일회용 컵으로 마실 때는 뚜껑을 제거하고 마시는 게 좋다.

2. 순번대기표, 영수증은 바로 버리기
여성환경연대는 2016년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6곳의 영수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영수증에서 내분비 교란 의심물질인 비스페놀A 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은행이나 마트에서 흔히 접하는 용지를 통해 우리 몸에 비스페놀A가 흡수될 수 있으므로 “버려주세요”라는 말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영수증과 지폐를 함께 둘 경우 지폐마저 오염되니 주의해야 한다.

3. 안전한 재질 생활용품 구입하기
특히 유아를 키우는 집은 생활용품 구입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죽소파보다는 패브릭 천소파가 좋고, 코팅된 프라이팬은 스테인리스 팬으로 바꾸는 게 좋다. 스테인리스는 관리가 힘들지만 코팅 프라이팬의 코팅 성분인 테플론이 발암 물질로서 임신부와 어린소녀들에게 유해하므로 불편을 감수하고 안전을 택하는 것이 유익할 것.

4. 화학성분 알려주는 앱 사용
‘화장품을 해석하다’라는 뜻의 ‘화해’ 앱에 들어가면 대표적 화학제품인 화장품의 성분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파라벤 등 20가지 주의성분 표시와 소비자들의 솔직한 제품 리뷰를 만나볼 수 있다.

일단은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개인의 몫이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독성물질에 대한 규제가 강력해져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정부의 몫이 필요한 것이다. 성분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기업에는 적절한 평가가 이뤄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소비자는 제도적 측면에도 관심을 기울여 목소리를 내고 사회에 참여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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