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꽂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사람이 참 많네요. 그런데 차를 기다리는 아저씨도, 옆에 서서 재잘거리는 여학생들도 발로 리듬을 타는 것 같아 보였어요. 실은 날씨가 추워져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인데 내 귀에 들리는 음악이 신나서 그런지 다 그래 보이더군요. 정작 저는, 추워서 발을 구르는 척 리듬을 타고 있었답니다. 내 몸에 음악이 흐르면 보이는 세상이 그 음악처럼 느껴지나 봐요.
입에 불평과 불만이 가득할 때가 있어요. 눈에 보이는 사람들 모습이 그렇게 이기적일 수가 없는 거예요. 다 자기 생각만 하고 배려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일 때가 있거든요. 내 눈은 본래 그런 걸 잘 찾아요. 그런데, 똑같은 사람이 불쌍히 여겨 질 때가 있어요. ‘남을 배려해 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구나. 마음이 가난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귀에 예수의 말씀이 들리고, 내 몸에 예수가 흐르면 똑같은 세상 속에서 보이지 않던 가난함이 보이고, 느낄 수 없던 공허함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지요. 그 사람은 여전히 똑같은데 말입니다.
몸에 음악이 흐르면 세상이 그 음악처럼 느껴지듯, 예수가 흐르면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예수님의 입술로 세상에게 말하고, 예수님의 가슴으로 세상을 아파하고 사랑할 수 있나 봐요. 귀에 그의 말씀이 들어와 내 안에서 달려 나갈 때는 말이지요. 그럴 땐 천국의 기쁨과 평안이 어떤 것인지 살짝 맛보고 경험하는 것만 같아요.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누군가에겐 내 이익을 양보했고, 누군가의 요청을 그의 이기심을 읽으면서도 흔쾌히 받아주었으며, 누군가를 위해 내 큰 수고를 기꺼이 하기로 했네요. 내가 나를 바라볼 때 나답지 않았지요. 배려와 수고를 팔아 천국의 기쁨과 평안을 얻고 사람들에게도 선물한 날이었어요. 생각보다 그 일이 가볍고 즐겁네요.
예수님과 함께 하면 즐거운 음악이 되고, 신나는 춤이 되나 봐요. 예수 믿으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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