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7.9.27 수 17:43
 
> 뉴스 > 문화 > 박보영의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나는 재경 씨의 반주자
[214호] 2017년 10월 01일 (일) 박보영 @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사랑해~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재경 씨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뇌성마비로 누워 지내는 재경 씨는 노래를 참 좋아합니다. 아니, 노래 부르는 걸 더욱 좋아합니다.
처음 재경 씨를 찾아간 날, 재경 씨는 제 노래를 계속 따라 불렀습니다. 그래서 재경 씨가 노래를 부르면 제가 반주를 해 주겠다 했지요. 밝고 맑고 투명한 재경 씨. 그날 알록달록 색동옷 같은 옷을 입고 누워 계셔서인지 동심이 가득 차 보였습니다. 마음이 앞선 재경 씨가 노래 제목을 툭, 툭 말해주면 기타 반주가 곧 들어갑니다. 재경 씨 노래가 길을 찾자 금세 흥에 젖습니다.

그랬습니다. 저는 제가 부르는 노래로 위로를 전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재경 씨를 만나고,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껏 만나왔던 한 사람, 한 사람. 그들에게 불러주었던 나의 노래들. 어쩌면 그 노래들보다, 그들이 부르고픈 노래에 반주를 해 주는 것이 어쩌면 더 큰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불러주고 싶은 노래보다, 그가 듣고 싶은 노래. 내가 불러주는 노래보다, 그가 부르는 노래.”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가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지만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면 더욱 감동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이 글을 쓰는데 재경 씨의 노래와 목소리가 자꾸만 들려옵니다.
재경 씨가 부르는 ‘섬마을 선생님’, 정말 구수합니다. 음정도 박자도 뛰어넘어 어느새 그 섬마을에 가 있는 저를 느낍니다. 마음결에 갈매기 울음소리가 음표로 걸리고요. 마치 저를 위한 콘서트 같습니다.

그날 저는 재경 씨에게 숙제를 받았습니다. 재경 씨가 간절히 부르고 싶은 노래를 제가 몰랐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얼마 후 다시 재경 씨를 찾아간 저는 준비한 그 노래를 불러주었지요. 이어서 재경 씨가 다시 부릅니다. 아! 그 노래의 맛은 저보다 재경 씨가 훨씬 좋습니다. 그날도 헤어지면서 숙제 몇 곡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박보영
찬양사역자. ‘좋은날풍경’이란 노래마당을 펼치고 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라도 기꺼이 여는 그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 아름다운동행(http://www.iwithjesu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표지 보기
기른다는 것, 알아간다는 것
혈루증 앓았던 여인의 병명은?
“사랑하는 삶, 화폭에 곱게 담았...
업싸이클링 공방, 환경운동의 새로...
나의 구원 정작 ‘그들’로부터 왔...
“환경운동, 옷걸이대 하나로 시작...
삶이란 어려운 것이다
제발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세요
DMZ 따라 기도하며 걸은 한희철...
그분만이 사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