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은 진리로부터 멀어져간 교회를 새롭게 한 ‘하나님의 크신 일’이었습니다. 고린도후서에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하신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우리 마음을 비춘 재창조의 사건이었습니다. 그 빛을 받아 앞장선 종교개혁자들에게 우리는 많은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종교개혁은 5가지 ‘오직’을 통한 개혁이었습니다.

오직 성경으로
첫 번째 종교개혁의 핵심은 성경 권위의 회복이었습니다. 로마 가톨릭이 성경 외에 교황, 신부, 전통에 권위를 두어 하나님 말씀을 그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듣게 했던 데서, 오직 성경 자체에 권위를 세우게 한 것은 ‘혁명’이었습니다. 당시 교회의 반역자로 찍혀 바르트부르크 성에 피신한 루터는 최초의 독일어 성경을 번역해 냅니다. 신약을 그리스어에서 독일어로 번역한 루터는 생애 마지막 10년을 신학교에서 강해하며 성경과 함께 교회개혁을 수행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이 귀한 원칙을 공식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나 많은 부분 기복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설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바른 성경 주석이나 교리가 무시된 채 주관적 표현으로 전달되는 곳이 있어 신학생들조차 판단이 흐려지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신학이 지나치게 학문적 논쟁일 때가 있어 거룩한 신앙생활과 거리를 갖게 합니다. 다시금 말씀 중심으로 가야 할 때입니다.

오직 은혜
또한 개혁자들이 깨달은 것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이었습니다. 루터는 하나님께 인정받기 위해 많은 애를 쓰는 삶을 살다가 심판하시는 하나님만이 아닌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는 구원의 기반을 이루는 것으로, 당시 구원을 얻기 위해 고행을 하고 금욕을 하며 면죄부를 사던 행위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선포합니다. 그저 우리는 죄인의 모습이지만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받았다”(이사야 53장 5절)는 것이 진리임을 깨닫습니다.

오직 믿음
당시 사람들은 ‘오직 믿음’을 말하는 루터에게 ‘인간에게도 능력이 있다~하나님께 손을 뻗으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공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루터는 하나님으로부터 도망하는 것이 인류의 역사요, 전적부패의 교리라고 말하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믿음뿐”이라고 말합니다.
한국교회는 얼핏 이 ‘오직 믿음’의 신앙생활을 잘하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바른 믿음에서 나오는 윤리가 부족함을 보게 됩니다. 루터가 “기독교인은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습니다. 동시에 모든 사람을 섬기는 종으로서 모든 이에게 예속됩니다”라는 말에 비추어보며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은 자로서 겸손하게 성화의 과정으로 응답해 나가야 합니다.

오직 그리스도
그리스도와 연합함을 통해 그의 의가 우리에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그리스도가 다른 이에게도 그렇게 전파되어야 합니다.
신학을 많이 알아도 자신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전해지지 않으면 신앙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 마음이 그리스도의 공로를 찬미하며 살고 있는지. 예수님과 친구 되어 살고 있는지.
오직 하나님께 영광
중세 가톨릭이 하나님의 영광을 인위적으로 가로챈 가운데 개혁자들은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기 위해 경건한 신앙을 실천했습니다. 각 나라 언어로 성경이 번역되기 시작하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판매되며 훌륭한 지도자들이 뒤를 이어 나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국교회도 큰 부흥을 맛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세월이 지나며 그 감격과 감사를 잃고 변질된 교회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이때, 한국교회는 민족과 피조물이 탄식하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모습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어야 합니다. 성도들은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터와 삶 속에서 모범을 보이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지식으로만 아는 종교개혁에서, 경험되는 종교개혁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박삼열
인천 송월교회 담임목사이며,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송월교회는 다문화 공동체를 위한 사역을 비롯해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로 ‘이웃을 품는 교회’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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