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서늘해진 아침저녁 날씨가 생경스럽기까지 합니다. 날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이 자연스럽지 않은 구석이 참 많습니다.
기나긴 연휴로 휑해진 도심풍경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가슴 따뜻하고 배려가 있는 명절나들이도 그려봅니다.

이런 저런 일로 가까운 사람과 헤어지는 경우를 생각해 봅니다. 헤어지는 경험을 직접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헤어지는 것을 보며 나도 언젠가 헤어질 그날을 생각하며 각별한 마음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부모님과의 헤어짐, 부부의 사별은 그 어느 헤어짐보다 상실감이 커서 잘 대처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무척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헤어지고 싶지 않아도 결국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인생, 준비가 될 수 있을까요.
언제까지나 곁에 살아계실 줄만 알았던 부모님이 어느 날 홀연히 떠나신 후, 마음자리가 어떤지 경험하셨나요? 결혼해 살아도 같은 시간에 세상을 떠날 수가 없으니, 한 사람은 가고 한 사람은 남는 부부 사이의 헤어짐도 그렇습니다. 그 빈자리의 의미나 크기는 무엇과 견주어 볼 수 없는 상실이며 아픔입니다. 부부와 부모 자식 사이의 헤어짐만이 아니지요. 마음을 실어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과도 뜻밖에 헤어질 수가 있겠고, 그 상실감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번 호에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헤어짐을 생각하는 마음자리를 엮어보았습니다. 그동안의 삶을 되짚어보며, 그때 부모님의 심정을 공감해보고,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부모님이 주인공이 되는 추억을 함께 만들고, 그 뜻을 이어가는 것. 이것이 소중한 사람들과 ‘헤어짐’을 준비하는 마음자리가 아닐까 하여, “헤어짐을 준비하는 몇 가지 마음”이라는 특집을 냈습니다.

또한 종교개혁 500주년을 묵상하며 개혁자들의 흔적과 그 정신을 더듬어 돌아온 전영혜 기자가 독일 헤른 후트와 비텐베르크와 보름스 등 주요 현장에서 묵상하며 쓴 가슴 울리는 또 하나의 기획은 이번호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열독자 여러분을 위한 귀한 선물이라 하겠습니다.
그 밖에도 지면마다 보석들이 가득합니다.
구석구석 챙겨 읽으시는 여러분께 보물찾기의 선물처럼 여러분을 기쁘게 해드릴 것입니다.
한 해의 열매를 준비하는 여러분과 아름다운동행의 ‘동행’이 의미있고 값진 것으로 돌려지길 기도합니다.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아름다운동행의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 애독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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