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처럼 말랑말랑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참 다양한 성격과 모습의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급한 사람, 느린 사람, 말을 직선적으로 해서 가슴 쿵쿵 내려앉게 하는 사람, 너무 길게 돌려서 하느라 답답한 사람, 그런데 그 가운데 참 힘든 사람은 도무지 변하지 않는 사람 같아요.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생각은 늘 그대로인 사람 말이지요. 어떻게 보면 무던한 것 같고 줏대 있어 보이나, 조각품이 스스로를 조각할 수 없고, 조각가가 해야 하듯 인생은 계속 조각되어져야 한다는 걸 깨달아요.

자존심 하나로 단단한 성을 쌓고 살 때가 있었어요. 내가 너무 약하기에 날 지킬 것이 그것밖엔 없었지요. 그런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요. 자존심을 버려도 초라하거나 가난하지 않거든요. 예수님의 진리 앞에서 아닌 것은 언제든 버리고 싶어요. 그가 날 낮은 모습으로 섬기며 사랑하셨기에 무너질 수가 있지요. 오히려 내가 무너짐이 기쁘고 즐거움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소망이 있기 때문이지요. 날 지키는 것은 더 이상 내 성벽이 아니라, 견고한 예수님의 진리와 사랑이랍니다.

어떤 날엔 내가 잘 조각되어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것 같다가도, 일과를 마칠 때면 다시 본래의 투박한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쓸모없어 버린 옛 모습들을 다시 주워 붙이고 있는 것이지요. 투박한 성품을, 거친 말을, 쓸데없는 자존심을, 예수님께서 조각하며 버리신 내 맘 속의 근심과 염려들을 말이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언제든 다시 말랑말랑하게 준비가 되어 있다면 난 얼마든지 달라질 수가 있거든요.
예수님 앞에서 언제든 다시 새롭게 만들어질 준비를 하고 싶어요. 예수님 앞에서 만만한 인생이고 싶어요. 아침이면 가볍고 밝은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오후가 되면 몸도 맘도 무겁고, 가끔 옛 모습으로 돌아가 있어 실패감도 들지만, 오늘도 난 예수님 앞에서 만들어져 가는 말랑말랑한 조각품인 것을요. 내 인생에 보이는 아름다움과 빛이 있다면 예수님께서 날 조각하셨기 때문이지요.
예수 믿으세요. 그가 만들어 가시는 인생이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인생이랍니다.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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