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막 같은 사역자 집은 경찰서 길 건너편에 있는데 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잡초만 무성했던 공터였습니다. 불안한 집이지만 이런 곳에 정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감사할 뿐입니다.

이웃마을 친구
사역자의 고향은 메콩강을 따라 북쪽으로 한참을 올라가면 나오는 작은 마을입니다. 일부 가족은 아직 그곳에 살고 있고, 친척과 친구들도 그 마을에 있습니다. 어쩌면 평생 그 마을에서 살아야 할 운명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찾아온 한 친구 때문에 그의 운명은 송두리째 바뀌고 말았습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때 이웃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산을 넘어가면 마을과 마을이 모두 연결이 되어 있어 놀 것이 없었던 아이들은 산을 넘나들며 이웃마을 친구들과 친해졌습니다. 그렇게 친했던 친구가 무슨 영문인지 부모에게서 쫓겨나 도시에 나가서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엄청나게 큰 잘못을 했을 것이란 추측만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입니다. 그 친구는 생각보다 그리 불안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뭔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친구에게 들은 복음
그 둘은 며칠을 마을에서 함께 보냈습니다. 밭에 일을 갈 때도 같이 갔고, 저녁을 먹고 나서도 메콩강변을 걸으며 대화를 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는 예수라는 분이 말씀하신 성경 이야기였습니다. 집에서 쫓겨난 이유도 친구가 예수를 믿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그때 들어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들은 생소한 것들이었지만 곧 익숙해졌습니다. 메콩강에서 친구를 통해 세례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가족에게도 복음을 전해 식구가 모두 예수를 믿게 되었고 친척에게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섯 가정이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 믿는 가정들은 친구가 가르쳐 준대로 주일마다 만나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형식도 모르고 말씀도 잘 몰랐지만 모여 기도하고 말씀을 읽으며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핍박이 시작되다
그렇게 주일마다 모이는 이 가정들을 마을 지도자들은 허가받지 않은 모임을 했다는 이유로 구금을 하고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리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상을 전파했다는 식으로 상부에 보고하여 공안경찰들은 갖은 협박으로 더 이상 종교활동을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것들이 좀 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누구 하나 나서서 막지를 않았습니다. 이상한 종교가 마을에 들어와 온 마을에 재앙이 임할까 두려워서도 그랬을 겁니다. 정부 관리들은 법적으로 위협을 하고, 마을 주민들은 그리스도인 가정을 벌레 보듯이 경멸하는 분위기가 온 마을에 가득했습니다. 친척 중에는 관계를 끊겠다며 온갖 욕설을 하고 떠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예수 믿는 가정들이 달리 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예수를 믿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인데, 그것은 죽음과 다름없다고 생각했기에 때리면 맞고, 체포되면 감옥에 갇히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이 신앙을 떠날 조금의 기미도 보이지 않자 마을 지도자들과 주민들의 반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러다가는 온 마을에 화가 임할 것이니 문제가 커지기 전에 쫓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예수 믿는 가정들은 마을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러다가 만난 마을이 지금 정착한 곳입니다. 이 마을은 인구를 늘려 행정구역을 높여야 한다며 쫓겨난 이 가정들을 받아주었습니다.

새로 정착해서
다섯 가정은 공터에 집을 지었습니다. 처음 지어진 그 집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우리가 떠나온 고향마을에 다시 복음이 들어가 교회가 세워지게 해 주세요. 두고 온 친구, 친척들도 함께 예배드릴 수 있게 도와주세요.’

박태수
C.C.C. 국제본부 테스크포스팀에 있으며, 미전도종족 선교네트워크 All4UPG 대표를 맡고 있다. 지구촌 땅 끝을 다니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땅 끝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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